"식당계 '명품' 발굴하러 배달까지…문전박대? 기본이죠"
[유통人터뷰] 식당 담당하는 조창희 신세계 F&B 2팀장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조성 주도…"헤리티지 중시"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좋은 식당은 맛으로만 평가할 수 없습니다. 배달을 통해 사장님의 철학과 직원들의 분위기, 주방 내부까지 꼼꼼히 살폈죠."
신세계(004170)백화점의 역점 사업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미식 플랫폼 조성을 주도한 조창희 신세계 F&B 2팀장.
그는 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시즌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배달의민족과 쿠팡에서 배달을 했다"고 '깜짝' 고백했다.
조 팀장은 백화점 내 F&B 부문에서 10여 년째 일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로 한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2007년 신세계에 입사, 2011년 델리, 2013년 스위트(디저트) 부문을 거쳐 2020년 12월부턴 식당가, 푸드코트를 담당하고 있다.
조 팀장은 지난 6월 문을 연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푸드홀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푸드홀 내 12개 레스토랑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최초로 소개하는 브랜드로, 모두 조 팀장이 오랜 기간 식당 임직원과 신뢰를 쌓고 기나긴 설득 끝에 입점을 승낙받았다고 한다.
입점 업체 선정에 있어 맛은 물론, 고객들이 대를 이어 찾아올 만한 식당들을 엄선했기에 마치 명품과 같은 '헤리티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2대째 운영 중인 윤해운대갈비는 1964년 문을 열어 뉴욕 100대 레스토랑에 선정된 곳이다. 김수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추석 전후로 오픈하는 용인 수지 맛집 미가훠궈는 어머니와 아들이 대를 이어 경영하고 있다.
조 팀장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들 브랜드가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5분대기조'까지 자청했다.
그는 "모두 10년 동안 아끼던 식당들이다. 집에서 가까운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입점시킨 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현장에 나가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선정 기준은 무엇일까. 조 팀장은 '사장과 직원들의 관계'를 제일 먼저 꼽았다. 그가 직접 배달을 하면서 손님으로선 결코 알 수 없는 '속사정'을 취합해 내린 결론이다.
조 팀장은 "배달을 하면 보통 뒷문으로 음식을 주고받기 때문에 평소 주방의 모습, 직원들의 분위기 등을 알게 된다"며 "한 번은 저녁 10시쯤 김수사에 직원들 간식용으로 치킨을 배달하러 갔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회상했다.
또한 조 팀장은 식당에서 느꼈던 감동을 백화점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백화점으로서는 드물게 숯을 사용하는 매장이 세 곳이나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결과 오픈 후 약 한 달간 푸드홀 매출은 전년 대비 2.7배나 늘었다.
목표를 물었다. 조 팀장은 "현재 백화점의 매출 10%를 차지하는 F&B 비중을 일본처럼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도 조 팀장은 유명 우동집 유치를 위해 일본 본사를 무작정 찾아가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도 "당연하다"며 밝게 웃었다.
ys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