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VVIP들만의 쇼핑공간…신세계百 '하우스 오브 신세계' 최초 공개

TPO따라 상품 제안·분더샵 메자닌…스마트 미러도 도입
분더샵 상위버전 메자닌 오픈…"트렌드보다 '타임리스' 지향"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퍼스널 쇼퍼 룸 내부(신세계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신세계(004170)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파크를 끼고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입장해 에스컬레이터로 반 층을 오르니 원목으로 짠 자동문이 나타났다. 28일 공개한 메자닌(1.5층)에 문을 연 VIP 전용 공간 '퍼스널 쇼핑 룸'(PSR) 입구다.

연간 1억 원 이상을 구매한 VVIP만 사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시설로, 일대일 맞춤형 프라이빗 쇼핑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신세계가 VIP 시설을 언론에 공개한 건 처음이다.

입구로 들어서자, 까사미아에서 제작한 가구로 채운 리셉션이 나타났다. 내부엔 4개 룸이 마련돼 있다.

VVIP가 유선 예약을 하면 패션·하이주얼리 등 분야별 최대 30년 경력을 갖춘 퍼스널 쇼퍼가 인터뷰를 통해 고객의 필요와 취향을 파악해 쇼핑을 돕는다. 9월엔 자체 앱을 통한 예약도 시작한다.

가령 '출장 때 신을 슈즈' '상갓집 옷차림' 등을 말하면 TPO에 맞춰 상품을 PSR 내 룸에 미리 차려두는 것이다. 고객 선택에 따라 퍼스널 쇼퍼가 매장에 동행해 패션·뷰티 스타일링과 컨설팅도 해준다.

디지털 PSR(신세계 제공)

직접 방문이 어렵다면 '디지털 PSR'을 이용해 강남점에 입점이 안 된 브랜드까지 소개해 준다. 86인치 거울을 스마트 미러로 만들어 평소엔 착장을 살펴볼 수 있는 거울, 디스플레이를 켜면 화상 통화를 하듯 원격 쇼핑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날 시연에선 스마트 미러를 통해 퍼스널 쇼퍼가 다른 장소에서 코트와 백을 설명해 주는 모습을 PSR 룸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신세계 어느 점포 상품이라도 소개받을 수 있다.

스마트 미러에 AR(증강현실) 필터를 넣어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스타일링을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일링 추천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고 고객이 앞서 구매한 옷과 잘 매치될 액세서리 추천, 퍼스널컬러 제안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전에도 PSR은 있었지만 임시로 2개 룸만 운영하던 것을 이번에 337㎡(102평)로 넓혀 업계 최대 규모로 개장했다. 신세계는 다양한 전문가를 영입해 PSR에서 재무 등 백화점에서 취급하지 않는 '무형의 제품'도 제안할 계획이다.

이혜정 신세계 강남점 상무는 "'3조 매장'에 걸맞은 최상위 VIP를 위한 케어가 돼야 한다고 판단해 만든 공간"이라며 "2년간 임시 PSR을 운영하는 동안 '꽤 많은 매출'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번에 몇억 원씩 사는 고객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분더샵 메자닌(신세계 제공)

메자닌엔 럭셔리 패션 편집숍 분더샵 상위 버전 '분더샵 메자닌'도 777㎡(235평) 규모로 열렸다. 남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아트를 아우르고 10월께 뷰티도 오픈한다.

분더샵 관계자는 "트렌드 최전선인 기존과 차별화해 보다 타임리스하고 클래식한 가치를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향하는 콘셉트가 달라 각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상품도 다르다. 여성패션에선 '조용한 럭셔리' 브랜드를 새 시각으로 소개한다.

미국 할리우드 올슨 자매가 설립한 디자이너 브랜드 '더 로우'가 들어오고, 남성 매장에선 '체사레 아톨리니' '본토니' 등 하이엔드 클래식 브랜드가 입점했다. 본토니는 업계 첫 입점이다. 맞춤 셔츠와 슈트 주문제작이 가능한 '테일러 스테이션'도 마련했다.

아트 섹션에선 1980~1990년대생 젊은 작가 작품을 모아 200만 원부터 1000만 원 선까지 리즈너블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작품은 주기적으로 바꿔 고객에게 신선함을 줄 방침이다. 매장 곳곳엔 세상 단 하나뿐인 빈티지 소품들이 전시, 판매된다.

분더샵 메자닌(신세계 제공)

1.5층이라 층고가 일반 아파트 정도인 2.3m인 점을 인테리어에 활용해 레지덴셜 콘셉트를 적용,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되도록 연출했다.

신세계는 메자닌 오픈으로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완성하고 VIP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단일 유통 시설 최초로 매출(거래액) 3조 원을 돌파한 점포로, 구매 고객 중 VIP 매출이 전체의 절반(49.9%)에 달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은 물론 타 오프라인 유통시설로는 대체 불가한 공간 경험으로 VIP 고객 니즈를 충족하고 '영리치'와 호텔 이용객 등 잠재적 VIP까지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강남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연결부 3개 층에 백화점과 호텔의 DNA를 결합해 조성한 공간으로, 6월 '와인 셀라'로 첫선을 보였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