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에이블리, '차이나 머니' 두고 엇갈린 행보 눈길
오늘의집, 알리 투자 거절…"개인정보 유출 우려"
'자본잠식' 에이블리, 알리와 1000억대 투자 논의 중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은 플랫폼 업계가 상반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회사명 에이블리코퍼레이션)는 거대 규모의 '차이나 머니'를 뿌리치지 못한 반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은 이를 거절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늘의집은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기업발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커지면서 오늘의집은 결국 투자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e커머스 시장에서는 투자자의 정당한 권리로 피투자자 측에 주기적인 영업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용 고객들의 주문 정보, KPI(핵심성과지표)등이 중국으로 반출될 수 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누적 투자액 규모는 3000억 원대로 현재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투자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본잠식' 논란과 관련해서도 오늘의집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회계기준별 해석 차이 영향이라고 반박했다.
오늘의집은 재무제표상 -7989억 원 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불거진 자본잠식 우려에 오늘의집도 휩싸인 바 있다.
오늘의집은 지난해 회계 방식을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꾸면서 투자금을 받기 위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회계상 '자본'에서 '부채'로 인식해 착시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반면 에이블리는 현재 알리바바와 1000억 원대 투자를 논의 중이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적으로 국내 기업을 상대로 투자를 제안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에이블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으로 194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이블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이블리 부채총계는 1672억 원으로 자산총계 1129억 원보다 많은 543억 원 수준의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을 탈피하고 생존이 절실한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중국 거대 자본과 손잡는 게 불가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의집과 에이블리가 상반된 결과를 보인 것은 양사 간 재무 상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며 "에이블리의 경우 차이나 머니를 끌어 쓴다는 것과 관련한 여론 악화 우려에도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급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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