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포주 아닌 진짜 라거 맥주가 1000원?" 홈플 '타이탄' 이렇게 나왔다

[유통人터뷰]서방용 차주류팀 바이어…초도 완판, 50만캔 목표
맛 제외 가격인하 방안 총동원…9월엔 막걸리 출시

서방용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차장)(홈플러스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홈플러스에서 최근 초도 물량 7만 캔을 딱 사흘 만에 완판하며 인기몰이 중인 '단돈 1000원짜리' 맥주가 있다.

그 주인공인 '타이탄' 맥주를 탄생시킨 서방용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차장)를 21일 인터뷰했다.

홈플러스는 물가상승과 지난해 주류 가격 인상으로 식당 '소맥 세트'가 2만 원을 넘기는 경우도 생기면서 '홈술' 트렌드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가성비 주류 상품 기획에 나섰다.

서 차장은 "저희 가격 목표는 1200원도, 1100원도 아닌 오로지 1000원이었다. 기획 초기부터 1000원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출시하지 말자는 내부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를 위해 원재료를 저가품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제외한 모든 인하 방법을 검토했다"고 했다.

소비자 부담과 '단돈 1000원'의 상징성을 고려해서다.

이를 위해 원재료를 대량·일괄 매입해 원가를 낮추고 자체 마진을 줄였다. 주류 소매가 상당 부분은 주세가 차지하는데, 저장조 120kL 이하 소규모 브루어리와 협업해 세금 감면 효과를 냈다. 상품 디자인과 네이밍은 내부에서 직접 하고, 물류비용도 감축했다.

특히 가격을 위해 '맥주의 맛'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서 차장은 강조했다. 그는 "시중에서 1000원 내외로 살 수 있는 주류들은 대부분 주세법상 기타 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이지만 타이탄은 맥아와 홉을 발효해 제조하는 '진짜 라거 맥주'"라고 말했다.

서방용 차장(홈플러스 제공)

이어 "애초 주류 카테고리부터 달라 타이탄은 비슷한 가격대의 가성비 상품이 따라올 수 없는 우위에 있는 것"이라며 "홈플러스에서 판매한다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당당치킨 등 델리 상품, 고품질 먹거리들을 같이 살 수 있어서다.

8월1일 출시된 만큼 청량감을 줄 수 있는 강렬한 탄산감을 담는 데도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맥주 맛을 해치진 않기 위해 소수점 단위로 탄산압을 미세조정 하며 100개 가까운 샘플을 시음했다고 한다.

이렇게 찾아낸 절묘한 탄산압이 타제품보다 높은 2.8vol이다. 압력이 높은 만큼 캔 용기가 버텨줘야 하기에 수십 개를 터뜨려가며 테스트도 거쳤다. 높은 탄산압을 제품 아이덴티티 삼아 제품명에도 반영해 타이탄이 탄생했다.

준비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초도 물량을 생산하다 갑자기 협력사 설비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에 야간 생산을 돌리고 새벽까지 신경 쓴 결과 간신히 일정과 물량을 맞출 수 있었다.

타이탄은 15일부터 2차 물량이 풀리고 있는 중으로, 목표 판매 수량은 50만 캔이다. 서 차장은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생산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생산 차질이 없도록 협력사와 소통 중"이라고 했다.

9월 초엔 '프리미엄' 막걸리 단독 출시를 계획 중이다. 그는 "국내 마트 최초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해창주조와 협업해 내놓는 막걸리"라며 "고급 전통주를 찾는 고객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