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적자개선·오아시스 영업익 187%↑…티메프에 IPO '주춤'

현금성자산 컬리 2228억, 오아시스 1300억…"유동성 풍부"
투자심리 악화에 연내 IPO는 어려울듯…"서두를 상황 아냐"

컬리, 오아시스 로고(각사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새벽배송 맞수'인 컬리(408480)와 오아시스(370190)가 올해 2분기 각각 영업손실을 크게 줄이고,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익을 내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e커머스 시장 투자심리가 악화해 연내 기업공개(IPO)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5387억 원이었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5억 원 영업이익을 올린 데서 2분기엔 83억 원 영업손실로 돌아섰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손실이 390억 원 개선됐다.

컬리 관계자는 "소비위축 등 어려운 환경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컬리멤버스 개편, 컬리나우 론칭, 컬세권 확장 등을 추진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2분기 EBITDA는 12억 원으로 1년 새 394억 원 개선됐다.

상반기 말 기준 컬리의 현금과 금융자산 등 현금성자산은 2228억 원이다.

컬리는 현금성자산과 함께 파트너사로부터 직매입한 재고자산도 유동성을 강화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오픈마켓과 달리 상품을 구매했기 때문에 판매를 통한 현금화가 가능해서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매입채무를 갚을 수 있는 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129%다.

오아시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13%, 93% 증가한 1310억 원, 7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35억 원으로 지난해 누적 연간 영업이익(오아시스 별도 133억 원)을 반년 만에 달성했다.

올 상반기 온라인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오아시스마켓을 월 6회 이상 이용하는 충성고객 매출 비중이 85% 늘고 전년 상반기 대비 객단가가 8% 상승한 것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300억 원을 돌파한 가운데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상품 대금은 248억 원에 불과하다. 우량기업을 상징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99%다.

오아시스는 협력업체 상품대 중 전체 60%를 익월 10일 이내에, 누적 85%를 익월 15일 이내에, 익월 20일까지 전체 협력업체 99%에 상품대를 지급하고 있다.

다만 실적 개선세에도 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해 연내 상장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서다.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IPO는 주간사 등과 긴밀히 협의해 좋은 타이밍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컬리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는 IPO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컬리가 올 초 협력사 대금 정산 주기를 기존보다 최대 20일 늦추면서 이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티메프 사태로 정부가 정산 주기 단축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컬리의 유동성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아시스는 안정적인 내실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나 외형 확장이 폭발적이진 않은 상황이다. 오아시스의 2분기 매출은 컬리의 4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 오아시스 모두 IPO를 서두를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티메프 사태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돼 두 업체도 이에 따라 보수적 입장을 취하거나 일정을 미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