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복 SPC 대표 "PB노조, 어용노조 아냐…정상적인 노동조합"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황재복 SPC 대표는 한국노총 소속 PB노조가 SPC그룹의 '어용노조'로 활용됐다는 주장을 강력 부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 심리로 열린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관련 6차 공판에서 황 대표의 증인 신문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황 대표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졌으며 사측이 PB노조의 노조 활동에 지배 개입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어용노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허영인 회장 변호인 측 질문에 황 대표는 "회사에 무조건 순종하는 노조인 것 같은데 우리 PB노조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임단협 등 회사에 대응하는 것을 봤을 때 절대 어용노조라고 볼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Pb노조가 입장문을 발표할 때 회사 측이 초안 작성에 도움을 줬다고 적힌 공소장 내용과 관련해 황 대표는 "본인(노조)들이 작성하는 게 우선이고 저희들은 참고 사항으로 기본 내용만 보내주면 본인들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진욱 피비노조위원장은 회사가 강압적으로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고 그것(회사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사람도 절대 아니다"며 "회사 측이 보내준 초안도 노조 입장과 부합해야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간 언론에 한국노총 PB노조가 인터뷰나 성명서 발표를 진행한 것도 모두 노조 측의 동의나 승인을 전제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회사 측이 초안 작성 등에 도움을 주더라도 PB노조 입장에서 그걸 채택하지 않고 그와 별도로 입장문을 작성해 발표하거나 인터뷰하는 경우도 종종 있냐'는 질문에 "그게 우선이다"라고 진술했다.

황 대표는 "(검사 측이) PB노조를 자꾸 친화적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친화적은 아니고 다수 근로자를 대변할 수 있는 정상적인 노동조합"이라며 "진술서 보니 다 친화적이라고 돼 있는데 다른 분들이 오해하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PB노조가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한다면 양해나 협조를 구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황 대표는 PB노조와 협조해 진행한 언론보도나 성명서 발표, 국회 대응 등의 활동에 대해 허영인 회장의 지시를 받거나 구체적인 활동을 보고한 적이 없다고 보고했다.

해당 사건 관련 공소사실에서 허 회장이 황 대표로부터 전 위원장이 한 매체와 인터뷰하는 사실을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기재돼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황 대표는 "제 기억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과 황 대표는 SPC 그룹 자회사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소속 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처우 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자,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한국노총 가입을 권유하고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