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e커머스 업계 '도미노 폐업' 오나…"공포 확산"
알렛츠, 이달말 서비스종료…미정산에 셀러 줄도산 우려
한스타일·1300K·사자마켓 폐업…정산문제 없지만 위축 불보듯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 여파로 중소 e커머스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e커머스 전반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서비스 지속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의 '도미노 폐업'은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와 협력사들의 유동성 문제로 직결되고, 나아가 제조업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가구·패션 등을 취급하는 오픈마켓 '알렛츠'는 16일 홈페이지에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31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16일은 알렛츠의 중간 정산일로, 폐업 공지 뒤 다수 입점업체들은 미정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알렛츠 정산 주기는 최대 60일이라 7월뿐만 아니라 6월 정산금을 받지 못한 업체도 있다.
알렛츠 운영사인 인터스텔라는 추가 투자를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다 실패하자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스텔라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부채가 317억 원으로 자산(113억 원)의 2.8배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150억 원, 영업손실은 104억 원이고, 미지급금은 267억 원으로 1년 전(126억 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2~3일 전만 해도 티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마지막 투자유치가 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회사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박 대표와 임원, 유관부서 팀장급 모두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다. 피해 셀러와 소비자들은 대표 연락처와 주소 등을 수소문하고 있다. 정산금 미지급으로 소비자 상품 배송, 환불도 멈춰서면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전날까지 125건을 넘겼다.
특히 티몬·위메프와 달리 알렛츠는 전 직원이 퇴사 처리돼 피해 규모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선 티메프 사태로 불안해진 소비자들의 대형 플랫폼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중소 e커머스들은 더욱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렛츠 외에도 NHN위투가 국내 최초 디자인상품 전문 쇼핑몰 1300K를 비롯 위투MRO, 소쿱, 1200m 등 4곳의 문을 내달 30일 닫는다. 공동구매 플랫폼 사자마켓도 같은 날 서비스를 종료한다. 패션 플랫폼 한스타일은 10월4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는 문구·소품 쇼핑몰 바보사랑이 6월 말 폐업했다.
이들은 알렛츠와 달리 정산 관련 문제는 없다. 다만 중소 e커머스 업체들이 여럿 문을 닫으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플랫폼 폐업은 셀러와 협력사의 피해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셀러들 사이에선 이에 자본잠식 등 유동성 문제가 있는 업체들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인테리어·가구 플랫폼 오늘의집은 완전자본잠식 기업으로 지목되자 운영사 버킷플레이스 뉴스룸을 통해 "2022년까지 적용해 온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2023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변경하며 발생한 오해"라며 "K-GAAP에서 자본으로 잡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항목이 부채로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K-IFRS 감사보고서상 오늘의집은 자본총계가 -7946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지만 이를 K-GAAP 기준으로 보면 자본총계가 2243억 원,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은 200% 이상으로 재무건전성이 건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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