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 기승에 패션업계, FW 지형 변화…가을 특수 '비상'

이달 말까지 무더위 전망에 시즌오프·신상 출시 병행
FW 시즌 판매 타이밍 늦어져…하반기 대응 전략 선회

서울 중구 명동 한 의류상가에 가을옷들이 진열돼 있다. 2022.8.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패션업계 지형 변화가 예고된다. 통상적으로 주기가 한 시즌 빠른 패션의 경우 8월 중순을 기점으로 가을·겨울(FW) 시즌 공략이 본격화되지만, 올해 유독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시즌 교체 시기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FW 시즌은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로, 신상품 주력 판매 시기가 늦춰지고 짧아짐에 따라 업체마다 출시와 시즌오프를 병행한 전략으로 하반기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 LF, 한섬 등 주요 패션기업들이 늦더위에 따른 가을 신상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패션업계 전반으로 7월 말에서 8월 초 시즌오프를 마감하고 하반기 공략에 돌입하는 것과는 이례적으로 올해는 기후변화를 주시하며 각사마다 다른 FW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가을 신상 판매 전략 시기를 이달 말과 9월 초로 늦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올해 FW 시장은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면서 "고객들의 본격적인 구입 시기와 기후 상황을 체크한 후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영업전략"이라고 말했다.

특히 폭염에 이어 이른 추위도 예상하면서 "무더위 기간을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판매실기(고객이 구매하고자 할 때 판매 시기를 놓치는 것)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을 제품 물량을 탄력적으로 준비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LF나 한섬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해 시즌오프를 8월 중순 이전에 마감했지만, 올해는 기간을 연장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광복절이 지나면 FW 판매가 본격화돼야 하지만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을·겨울 MD 개편은 진행 중이지만 시즌오프 기간을 늘리거나 기획전을 추가하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반소매를 입은 시민과 긴팔을 입은 시민이 걷고 있다. 2021.10.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LF는 브랜드별 조기 신상 출시로 이른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신상 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되고 있지 않다"면서 "기후변화가 예측 불가한 만큼 FW 시장 선점을 위해 판매 기간을 길게 보고 빠르게 공략하는 전략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섬 역시 지난달 말 이미 가을 신상 출고에 나서면서 시즌오프 보다는다는 SS/FW 공략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나섰지만, 올해 유독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판매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에는 7월 말 이후 SS/FW 공존 시기에 가을 신상 매출이 월등히 높았지만, 올해는 무더위가 장기화하면서 여전히 SS제품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객 반응에 따라 간절기 공략 라인업을 중심으로 능동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주기가 빠른 업계인 만큼 8월부터 신상 판매가 이뤄져야 하지만 올해는 무더위로 인한 시즌오프가 길어지지만, 정상가로가로 판매할 수 있는 주력 판매 시기가 짧아지고 있다"면서 "FW 시즌이 최대 성수기인 만큼 매출 감소가 우려돼 하반기 비즈니스 전략을 기존과는 다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