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뻗어나가는 K-라면…미국·유럽 넘어 남미 시장 넘볼까

삼양식품·농심, 美법인·공장 통해 중남미 진출 속도
매운맛 익숙한 시장·韓 라면 '프리미엄' 인식…"확장 가능성 높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2024.8.1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 시장을 누비고 있는 K-라면 업체들에게 중남미 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라면업체들의 수출 실적은 준수했다. 삼양식품(003230)은 올해 상반기 매출 8101억 원, 영업이익 169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6%, 149.6% 상승했다. 영업이익으로만 보면 국내 1위 라면 업체인 농심(004370)을 넘어섰다.

2분기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 78%까지 확대되는 등 '불닭' 시리즈를 내세운 수출 실적이 호조를 이뤘다. 삼양식품은 미국 법인을 통해 중남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는데, 밀양 2공장 완공 후 진출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도 상반기 매출은 1조73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영업이익은 1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전년도의 높은 해외 매출 증가로 인한 역기저 효과라는 평가다.

농심은 2분기 실적발표 설명 자료에서 LA 지역의 히스패닉 시장과 멕시코 지상의 판매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준공을 완료한 농심의 미국 제2공장은 오는 10월 증설을 계획 중이다. 농심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2공장을 통해 1억3000만 멕시코 시장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세계라면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의 라면 소비량은 연간 약 40억개를 밑도는 수준인데, 중남미 시장은 연간 63억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미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은 중남미 시장이 해외 매출을 견인하는 상황이다. 도요수산은 지난 2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27.2% 늘었고, 닛신식품은 같은 기간 21.9% 가늘었다. 멕시코·브라질 등의 매출 증가가 역할 했다는 평가다.

중남미 시장은 멕시코산 고추 '하바네로' 등 매운 음식에 익숙한 만큼 한국 라면 업체의 매운 라면의 진출도 용이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은 최근 농심·삼양식품·팔도·오뚜기(007310) 등을 현지 최고 라면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파울루 지사의 '2024년 브라질 식품 트렌드'에 따르면 한국 라면은 현지에서 프리미엄 인스턴트 라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라면 업체들의 해외 확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삼양식품은 내년 생산능력 확대에 기인해 남미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농심도 남미 커버리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