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1%도 안 되는데"…공정위 제재에 난처한 CJ프레시웨이
직원 파견 지적에…인프라 운영 목적, 이사회 과반 소상공인 주주
업황 악화에 주주들 지분 인수 요청…국회 권고에 "울며 겨자 먹기 인수"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CJ프레시웨이(051500)에 대한 제재를 밝히자, CJ프레시웨이 측은 난처한 표정이다. 자회사인 프레시원의 유통 시장점유율은 1%도 되지 않아서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박이다.
13일 공정위는 CJ프레시웨이가 프레시원에 자사 인력 221명을 파견해 334억 원 상당의 인건비를 대신 지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45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CJ프레시웨이가 식자재 유통 시장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기존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았던 중소상공인 위주의 지역 식자재 시장을 선점하고, 다른 대기업 경쟁사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구축했다고 봤다.
상생을 표방해 합작 법인으로 프레시원을 설립하고, 직원을 파견해 이들로 핵심 관리자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 이를 통해 중소상공인이 획득했을 이익을 대기업이 잠식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CJ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 설립은 2009년 식품위생법 전면 개정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반박했다. 당시만 해도 지역 유통시장은 식품 안전의 선진화 필요성이 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CJ프레시웨이는 물류센터와 관리 직원을 제공하고, 지역 소상공인들은 영업권을 갖는 형태의 합작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는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을 통해 전국의 외식, 식자재 마트, 도매상 등에게 인프라 및 콜드체인 시스템을 깔았고, 구매·물류·관리·영업 등의 처리를 종합하는 ERP 시스템도 제공했다. 이같은 인프라 운영을 위해선 인력 제공이 필수였다는 설명이다.
각 지역 법인마다 수의 차이는 있지만, CJ프레시웨이는 법인장과 이사회 과반 이상이 지역 소상공인들로 이뤄져 CJ프레시웨이 파견 직원들이 주도적인 운영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원 초기에는 최대 12개까지 법인이 생길 만큼 확장했지만, 2016년 들어서 온라인 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업황이 악화됐다. 주주로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은 CJ프레시웨이에 지분 인수를 요청했지만, CJ프레시웨이 입장에서도 이를 확보하기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지역 유통업자들은 이를 국회에 문제 제기했고,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CJ프레시웨이에 프레시원의 100% 인수를 권유했다. CJ프레시웨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를 수용했다는 주장이다.
CJ프레시웨이가 프레시원의 경쟁상 지위를 부당하게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통계청의 B2B 식자재 유통시장 전체 매출 규모에서 프레시원의 매출 비중은 2022년 기준 1%를 밑도는 수준이다. 오히려 시장 점유율은 2016년에는 2% 안팎이었지만,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공정성을 훼손할 정도로 지배적인 지위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업은 다양한 유형과 규모의 사업자가 존재해, 통상적으로 한 구매자가 여러 구매처와 거래를 병행한다"며 "독과점 사업자가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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