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확장에 터진 티메프 사태…IPO·매각 추진 기업들 '촉각'

e커머스업계, 소비자 신뢰 하락 및 부정적인 이미지 우려
상장, 투자 유치 추진 기업들…사태 지켜보며 신중 모드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티메프 사태' 여파가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e커머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소비자 및 시장의 신뢰도 하락을 제일 우려한다.

그중에서도 기업공개(IPO), 매각, 투자 등을 추진 중인 e커머스 플랫폼들은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에 주목하며 신중하게 추이를 살피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이 지난 2년 동안 인수한 국내외 e커머스 플랫폼 티몬·위메프·인터파크 커머스·위시·AK몰 등 5개에 달한다. 큐텐이 자사 물류 기업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계열사들의 판매 대금까지 끌어다 쓰며 무리하게 몸집을 키운 것이 이유다.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e커머스 업계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 무신사 등 일부 기업은 정산 주기, 업태, 재무 건전성 등 큐텐 계열사들과 차이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상장을 추진했던 컬리(408480)와 오아시스(370190), 투자 유치에 나선 SSS닷컴, 매각을 원하는 11번가 등은 숨죽이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이번 사태로 시장에 비칠 기업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업계 반응은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낙관적인 시각은 이번 사태로 e커머스 시장이 재편되면서 현재 8% 수준인 티메프의 점유율을 다른 플랫폼들이 흡수해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컬리와 오아시스, 이마트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다"며 "재무 건전성, 성장 가능성 등에서 티메프와 타 플랫폼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티메프 사태로 상장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기업 가치 평가가 더욱 까다로워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컬리는 2021년부터 상장을 추진했지만 기업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장을 보류한 경험이 있다. 오아시스의 경우 지난해 13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현재 추진 중인 11번가 인수가 성사되면 지금의 건실한 재무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가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모든 상황은 가변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업황이 어려워 투자, 인수 희망처를 찾기 힘들고 기업가치를 예전과 같이 높게 받을 수도 없는데 이번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이 움츠러들 수 있다"고 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