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회생절차 장기화에 매각 시나리오 '회의적'
ARS 프로그램 승인시 회생절차 개시 최장 3개월 보류
매각에 알리 선긋기…"신뢰 없고 자본잠식돼 쉽지 않을 것"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티메프 사태'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메프가 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업계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근간인 신뢰가 무너진데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있고, 티몬·위메프 두 회사가 법원에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까지도 시간이 더 걸리게 돼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 법원장·부장판사 김호춘 양민호)는 오후 3시 티몬, 오후 3시30분 위메프 기업회생 심문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두 회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나흘만이다.
법원은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를 각각 불러 회생 신청 경위와 자산·부채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심사할 전망이다.
법원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은 통상 1개월 이내에 이뤄지지만, 두 회사가 ARS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개시 결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ARS는 기업·채권자가 변제 방안 등을 자유롭게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 경우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은 최장 3개월간 보류된다.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경우 자율협약을 체결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취하할 수 있다. 협의가 무산되면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는 큐텐·티몬과는 별개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에 매각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이에 대해 전날 뉴스1에 "위메프 대표가 본인 네트워크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저는 큐텐 차원에서 론(대출)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큐텐이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 이사회 동의 아래 독자 경영을 위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을 운영 중으로, 이번 사태 여파로 환불·정산 지연 문제가 발생한 상태다.
업계에선 큐텐 산하 이들 e커머스 매각 작업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기존에 시장에 나와 있는 11번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매물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황인데 인수자 물색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당장 알리는 전날 "현재 위메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즉각 선을 그었다. 알리는 인터파크커머스와의 접촉 사실을 묻는 질문에도 "없다"고 밝혔다. 테무 측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모두 잃은 오픈마켓이 어떻게 재기할 수 있겠느냐"며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모두 재무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티몬과 위메프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판매 대금 미정산 규모는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해 자산총계가 1152억 원, 부채가 993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부채비율이 90%에 달한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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