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손길에"…플랫폼 업계 '지각변동' 온다

'자본잠식' 에이블리·'업황 불황' 발란, 알리바바 투자 임박
플랫폼 업계, 외부 자본 수혈로 '숨통'…"투자 시너지 관건"

알리바바 베이징 사무실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 잇단 투자를 추진하면서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플랫폼 업계는 중국 e커머스 'C커머스' 기업을 통한 자금 조달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명품 플랫폼 발란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수백억 원대 투자를 두고 논의 중이다.

앞서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역시 알리바바를 포함한 일부 투자자로부터 2000억 원가량 투자 유치 받기로 했으며 협상은 마무리 단계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 업계는 코로나19 기간 보복 소비 효과와 비대면 일상화가 맞물리면서 급성장했다. 엔데믹 전환 후 거품이 빠지면서 '옥석 가리기'에 돌입했다.

패션 플랫폼 중 무신사, W컨셉을 제외하고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에이블리의 경우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상태다. 에이블리의 영업손실은 △2019년 124억 원 △2020년 384억 원 △2021년 695억 원 △2022년 744억 원으로 4년 연속 누적 2000억 원대에 이른다.

에이블리의 2023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자산총계가 1128억 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672억 원으로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545억 원대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명품 플랫폼 업계는 과거 광고 선전비 등 출혈 경쟁으로 더욱 암울한 상황이다.

3대 명품 플랫폼으로 불리는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지난해 대부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매출 250억 원, 영업손실 7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적자 폭은 줄었으나 2021년 이후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매입 2년 만에 서울 강남구 소재 압구정 사옥을 매각했으며 지난 5월에는 사상 첫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트렌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01억 원, 영업손실은 32억 원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줄었으나 매출이 절반 이상 급감했다.

발란은 지난해 매출 392억 원, 영업적자 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발란 역시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

업계 4위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은 3월 영업을 종료했다.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탓이다.

플랫폼 업계가 투자까지 꽁꽁 얼어붙어 기업 존폐 우려마저 나왔으나 중국 자본 유치로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엎치락뒤치락하는 플랫폼 업계가 재편될지도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도 중요하지만 투자를 통한 양사 간 시너지가 얼마나 날지가 관건"이라면서도 "중국 기업이 투자를 명분으로 국내 기업의 노하우나 인력을 빼 간 과거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