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AI 바람…고객 문의받고 복숭아 고르고 레시피 개발도

롯데 신동빈 "AI는 혁신 수단"…유통계열사들 활용 넓혀
AI가 숏폼 만들고 대화하듯 답변…배스킨, 맛 개발에 사용

신동빈 롯데 회장이 19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 참석에 앞서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를 살펴보고 있다(롯데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객과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며 그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19일 롯데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상반기에 이어 거듭 주요 사업 영역에서 선도적 지위를 되찾기 위한 AI 등 신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는 롯데가 유통 분야를 비롯해 전사적으로 사업 적용을 추진 중인 기술 분야다.

21일 유통가에 따르면 과거에는 일부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 문의에 대한 응대 수준을 고도화하고 과일 등 상품을 선별하고, 신제품 레시피를 개발하는 데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AI 플랫폼 '아이멤버' 기반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롯데쇼핑(023530)은 영국 물류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AI 기반 첨단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국내 최초로 'AI 선별 시스템'으로 고른 아삭한 복숭아를 선보인다. 실시간 결함 탐지가 가능한 '고속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색상과 크기, 당도, 흠집 등을 정밀검사할 수 있고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핵할(씨 갈라짐 현상)도 선별가능하다.

롯데마트는 4월부터 이 시스템을 적용해 수박과 참외를 선별해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천도복숭아를 선별 판매한데 이어 올해는 아삭한 복숭아에 더해 부드러운 복숭아에도 선별 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롯데온은 지난달 AI 쇼핑 도우미 '샬롯'을 개편했다. 생성형 AI로 고객 리뷰를 분석하고 핵심 구절을 요약해 보여주는 'AI 리뷰 추천', 원하는 상품 사진과 유사도가 높은 관련 상품을 제안하는 'AI 이미지 인식 스타일 추천'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AI 숏츠(신세계라이브쇼핑 제공)

신세계라이브쇼핑은 AI가 방송을 분석해 1분 내외 숏폼으로 자동 제작하는 'AI 숏츠'를 도입했다. 관심 없는 영상은 빠르게 넘기고 원하는 상품 요약 영상만 골라 볼 수 있어 고객 쇼핑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스토아는 5월 AI 기반 서비스 '사이즈톡'을 도입해 성별과 키, 몸무게를 입력하면 해당 상품 추천 사이즈를 제안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자연어 처리 기술 기반 'AI 챗봇 서비스'를 론칭해 단순 답변형 질문 외에도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맞춤형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했다. 홈플러스는 연도별 회계연도 기준 전화 상담 이용 고객은 2021년 60%에서 지난해 44%로 하락한 반면 채팅 상담 이용 고객은 이 기간 23%에서 42%로 늘자 트렌드를 반영해 서비스를 기획했다.

식품업계에서 레시피 개발에 AI를 활용한 사례도 나왔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구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신제품 '트로피컬 서머 플레이'를 개발했다.

배스킨라빈스는 2월 새로 선보인 워크숍 매장을 통해 '배스킨라빈스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을 운영 중으로, 3월엔 AI NPD 시스템을 활용한 첫 제품으로 '오렌지 얼그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트렌드를 넘어 기업 생존과 성장에 필수 요소"라며 "유통업계에선 AI 역량 확보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