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복 SPC 대표 "허영인, 사측 친화 노조 설립 당연하다 얘기한 적 없어"

그룹 내 첫 복수 노조 사례…"열심히 잘하란 내용"

허영인 SPC그룹 회장. 2023.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황재복 SPC 대표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사측에 친화적인 PB파트너스 조가 "당연히 설립돼야 한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에 대해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복수 노조니 열심히 잘하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 심리로 열린 허 회장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관련 4차 공판 증인 신문에서 이같이 답했다.

허 회장은 황 대표 등과 함께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 조합원 570여 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2019년 7월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한국노총 산하 PB파트너즈 노무 총괄 전무 정 모 씨와 공모해 PB파트너즈 노조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한 혐의도 받는다.

허 회장 변호인 측이 "그룹 내에서 최초로 복수 노조가 생겼으니, 허 회장에게 보고해야 하는 사항이었다. 보고할 때 사측에 친화적이고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가 설립됐다고 한 적 있나"고 묻자, 황 대표는 "그런 적 없다"고 했다.

변호인 측은 "복수 노조 상황이 생겼으니 서로 협력하면서 노사 관계를 발전시켜봐라는 것 아니었나"라는 말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 측은 SPC가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하기 위해 PB파트너스를 설립한 것은 허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직접 고용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용노동부의 의견 등을 참고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렇게 고용된 5000여명의 제빵기사의 임금 수준도 본사 직원 수준으로 올려주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도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는 등의 내용을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 측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황 대표가 '사측에 친화적인 노조가 설립됐다는 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한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은 "정홍 PB파트너즈 전무와 친화적인 관계의 사람들로 노조가 구성됐다는 의미"라고 봤다.

황 대표는 "정홍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니 회사의 의지로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나"라는 변호인 측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또한 검찰 조사 과정 답변에 대해서도 "나중에 '내가 잘못 생각해서 답했구나'고 했다"고 말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