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편의점에서도 사요"…日 골목 상권까지 파고든 'K-뷰티'

온라인 이어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까지 판매 채널 확대
"'K-뷰티=고(高) 성분' 인식 강해…향후 10년 간 성장 가능성"

지난 13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큐텐재팬의 오프라인 행사 '메가 코스메 랜드 2024'(MEGA COSME LAND 2024)가 열렸다. 뉴스1 ⓒ News1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일본 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아주 높아요. K-드라마나 K-팝 인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 사람들 피부가 좋은 이유가 한국 화장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일본 화장품 대비 저렴한 데다 성분도 더 좋거든요, 특히 동네 마트나 슈퍼에서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점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된 이유인 거 같아요."

현재 일본에서 거주 중이라는 이재경 씨와 한정화 씨는 지난 13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진행된 '메가 코스메 랜드 2024'에서 K-뷰티 인기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 내 유통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e커머스를 비롯해 대형마트나 슈퍼, 편의점까지 입점을 확대하며 일본 상권으로 깊숙이 진입하고 있다.

큐텐재팬 자료에 따르면 VT코스메틱, 넘버즈인, 아누아, 스킨1004 등 32개 한국 브랜드가 K-뷰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메가와리 2Q'에서 아누아의 경우 매출액 1만1816엔, VT코스메틱 1만262엔, 넘버즈인 9040엔, 티르티르 4902엔, 닥터지 3010엔 등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로프트 시부야점에 입점한 VT코스메틱. (VT코스메틱 제공)

K-뷰티 급성장 배경에는 한국 화장품의 성분에 대한 신뢰도와 판매 채널 확대에 따른 편리한 접근성이 꼽힌다.

K-뷰티 브랜드들은 큐텐재팬, 라쿠텐, 아마존, 조조코스메 등 온라인을 비롯해 돈키호테, PLAZA, LOFT, 앳코스메, 마츠모토키요시 등 입점과 편의점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내 리들샷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VT코스메틱 관계자는 "리들샷의 경우 한국 내 품절로 일본 오프라인(돈키호테)에서 구매할 수 있다 등의 역전략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채널별 선행 제품을 출시해 반응을 체크한 후 전 채널 전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녀공장 일본 앰배서더 사카구치 켄타로. (마녀공장 제공)

일본 뷰티업계와 고객들은 한국 화장품의 인기 비결에 대해 '성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 내 판매 1위 브랜드 아누아 관계자는 "가격 차이가 큰 J-뷰티와는 달리 중간 가격과 제품의 브랜드가 많지 않은데 그 점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K-뷰티"라며 "품질도 좋고 성분도 좋은데 가격까지 저렴하다고 인식해 성분 중심 제품들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마녀공장 관계자 역시 "일본 시장에서는 저자극, 고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면서 "성분 등에 적극 대응하며 각 채널에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녀공장의 경우 올해 1분기 전체 해외 매출액에서 47.5%가 일본 매출액이다.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59.6% 급증했다.

일본 대형 할인매장 돈키호테에 K-뷰티 브랜드들이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신 기자

성분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판매처 접근성 등으로 향후 일본 내 시장에서 전망도 긍정적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모 J-뷰티 업체 대표는 K-뷰티 성장세의 위기감에 내수가 아닌 동남아 시장으로 선회한다는 입장까지 내놨다"며 "일본 내 K-뷰티 시장 점유율을 20%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10년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 수출실적에서 대(對)일본 수출액은 증가세를 보인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1조468억 원(85억 달러)으로, 올해 1~3월 화장품 수출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일본의 경우 7.5% 상승한 8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비의 특징 중 하나는 직접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e커머스보다 오프라인이 여전히 강세"라며 "한국 브랜드들이 온라인 채널에 이어 매장 입점을 확대하는 배경 역시 이러한 소비 패턴 때문으로, 일본 유통 상권으로 진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