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찾아 지구 한바퀴 반…장혜선 "쪽방촌 식자재 지원 방안 검토"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상반기 해외 체류 35일
"쪽방촌 찾아 신영자 의장의 냉장고 이어 선풍기 지원"
- 윤수희 기자
(일본 도쿄=뉴스1) 윤수희 기자 = "외조부(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께선 복지에 대한 뜻이 크셨기에 복지사업 비율을 증액했습니다. 직접 대상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필요한 부분에 효율적인 지원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9일 일본에서 진행된 독립 유공자 후손 해외역사탐방 현지에서 만난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취임 후 사업 선정에 있어 우선순위를 두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장 이사장은 장학사업뿐 아니라 복지사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히며 한정된 재정을 더 많은 이들에 지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무한정 사업을 늘릴 수 없는 가운데 장 이사장이 선택한 하나의 방법은 현장 방문이다. 직접 현장을 찾아 두 눈으로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재단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취임한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올해 상반기 해외 현장을 다닌 거리를 환산하면 약 5만8000㎞, 지구 한 바퀴 반에 달한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리는 장애아동·청소년 보조기기 지원사업 전달식 역시 장애인을 둔 가족들의 고충을 장 이사장이 직접 목격하면서 기획될 수 있었다.
장 이사장은 "갈수록 해야 할 게 너무 많은데 재정이 정해져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직접 대상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필요한 부분에 효율적인 지원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 행보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장 이사장은 롯데장학재단이 지난달 말 서울 시립 영등포쪽방상담소를 통해 서울 지역 2273가구에 총 2억 원 규모의 롯데 플레저박스와 선풍기 482대를 지원할 당시 쪽방촌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장 이사장은 사업을 진행하며 모친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으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밝혔다. 그 한 예시로 신 의장이 재단 이사장 시절 호텔에서 교체한 냉장고를 싸게 사들여 쪽방촌에 지원한 사례를 언급했다.
장 이사장은 "쪽방촌은 악취가 진동하고 환기가 안 되는 열악한 곳인데 어머니가 지원한 냉장고가 있었다. 정말 감동했다"며 "소장님이 두 모녀에게 고맙다고 했고, 나 역시 전화를 걸어 어머니께 '멋진 일을 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때 신 의장이 추진했던 식자재 지원 방안을 되살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마트에서 유효기간이 임박한 식자재를 싸게 구입해 나눠주면 하루 만에 소진되기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 명예회장 작고 전 15년간 매일 병문안을 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장 이사장. 그는 "더리더 (뮤지컬), 샤롯데 문학상을 통해 롯데 창업주의 이미지 또한 긍정적으로 재조명됐다"고 평가하며 신 명예회장이 남긴 뜻을 이어나가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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