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깔자" vs "더 지켜봐야"…오비·하이트, 극과극 '논알코올' 전략

오비맥주, 올림픽 마케팅에 '카스 제로' 전면…식당채널 진입 노력
"회식 때 굳이 제로 맥주 마실까"…하이트진로, 가정채널에 무게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오비맥주 카스 '2024 파리올림픽 파트너십' 기념식에서 모델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2024.6.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음식점에서도 무알코올 또는 논알코올(1% 미만 소량 알코올 함유) 맥주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주류 업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오비맥주는 올림픽 시즌에 맞춰 제로 맥주를 음식점 등 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인 반면 하이트진로(000080)는 가정 시장을 사수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파리올림픽 마케팅 최전방에 '카스 제로'를 내세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만큼 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한 전략이다.

카스 제로는 맥주와 동일한 발효 과정을 거친 후 스마트 분리 공법으로 '알코올'만 제거된 논알코올 맥주다. 지난달에는 캔 제품에 이어 병 제품도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렸다.

오비맥주는 기자간담회 직후 주류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함께 진행하면서 식당 채널 진입에 노력하고 있다. 이날 주류 도매 관계자만 500~600명가량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가 이같이 카스 제로 홍보에 힘을 주는 이유는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서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도 무알코올·논알코올 맥주 판매가 가능해졌다.

오비맥주 본사 AB인베브 역시 무알코올 맥주 시장 확대에 힘을 주고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음료 누리집 갈무리)

반면 하이트진로는 제로 맥주의 식당 채널 진출에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도 검토를 안 하진 않을 텐데, 화제가 되는 것에 비교해서 수요가 많지는 않아서 적극적이진 않다"며 "MZ세대가 술을 잘 즐기지 않는다고 해도 회식자리에서 제로를 굳이 먹을까. 다른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들도 충분히 대안이 된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가정 채널 부분에서 무알코올 분야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 사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코리아(NIQ)에 따르면 '하이트제로0.00'은 지난해 1~7월 무알코올 맥주 맛 음료 시장(전국 식품 소매점 기준)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32.1%, 판매액 기준 점유율 28%로 판매량∙판매액 모두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1770만 달러로, 2018년 1040만 달러 대비 70.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바텀업'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며 "시장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