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악화에도 韓 공략 속도"…알리, 한국행 물류센터 30여 곳 추가

차이냐오와 협업…항저우 등 30여 곳에 한국 배송 서비스 추가
물류 인프라 확장되면서 SKU 100만 개 이상 증가 전망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중국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30여 개 물류센터에서도 한국 배송이 가능하도록 물류 인프라를 확대했다. 이용자 수 감소, 한국 정부의 규제 상황 속에서도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중국 동북부에 이어 동남부 지역에서도 한국으로 직접 배송할 수 있게 되면서 알리에서 거래되는 중국산 제품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계열사 차이냐오와 협업해 이달 초 중국 동남부 지역인 항저우, 후이저우, 둥관 등에 위치한 물류센터 30여 곳에서 한국으로 직접 배송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를 확장했다.

이번에 추가된 30여 곳은 기존 물류센터에 한국 배송 서비스를 추가한 것으로, 한국 전용 물류센터는 아니다.

그러나 동북부에 이어 동남부 지역에서도 한국행 직접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알리에서 취급하는 품목 수(SKU)는 100만 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는 한국에서 사업 확장에 물류 인프라 확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 보고 있다. 빠른 배송에 길들여진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선 물류 시스템 고도화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알리는 한국과 가까운 중국 동북부 지역의 웨이하이, 옌타이에 한국 전용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배송 기간을 최대 5일까지 단축했다. 한국과 거래량이 늘어나자 지난해 6월엔 이들 물류센터를 축구장 4개 규모인 3만㎡로 확장했다.

또한 한국에 3년간 11억 달러(1조 5000억 원)를 투자하고 연내에 18㎡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알리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 역시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간 보고서에서 2024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기준 알리의 한국 내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알리의 한국 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한국 활성 이용자(MAU) 수는 830만 명으로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

가품, 위해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진 탓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 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다.

이에 알리는 국내 중소 파트너들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수수료 면제 혜택, 판매자 상담 및 교육 지원, 지원 센터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획기적인 돌파구라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알리 역시 한국 내에서의 규제 리스크 관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알리바바그룹은 "알리 플랫폼은 한국에서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보호, 소비자 보호, 공정 경쟁 및 기타 분야에서 규제 조사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위험과 도전을 관리하지 않으면 사업 확장 및 재무 상태,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