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원에 사면 3200만원에 되팔이"…에르메스 '버킨백'에 고객들도 쩔쩔

WSJ "에르메스 버킨백, 중고업체서 2배 넘는 가격에 사들여"
대기 명단 길어 손님이 직원에 '접대'하는 기현상도

2007년 뉴욕의 한 경매장에서 팔린 에르메스 버킨 가방. 당시 해당 버킨백은 12만 9000 달러, 한화 1억6500만원에 판매됐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희소성 높은 명품 가방 에르메스 '버킨백'이 미국 중고시장에서 매장가의 2~3배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층 사이에서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브랜드로 각인되면서 기존 경제학 상식을 '뒤엎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기본형 검정 가죽 버킨백25는 미국 매장에서 1만 1400달러(약 1600만 원)에 산 직후 2배 가격인 2만 3000달러(약 3200만 원)에 중고 업체에 되팔 수 있다.

프리베포터 등 중고업체는 해당 가방을 사들인 후 다시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라스베이거스의 팝업 매장을 통해 3만 2000달러(약 4500만 원)에 판다.

버킨백은 돈이 많아도 구하기 힘든 상품으로 유명하다. 부유층이 많은 곳일수록 경쟁이 심해 더욱 희소가치가 높아진다.

그 때문에 미국에선 수많은 대기자 명단 중 버킨백 판매 대상을 고를 수 있는 매장 직원이 손님과의 '권력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고 WSJ는 보도했다.

가장 부유한 여자 손님이 직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집에서 만든 쿠키를 가져오는 사례도 있고, 비욘세 공연 티켓이나 호화 여행 상품권이 동원되기도 한다.

지난 3월 미국에선 버킨백을 사고 싶었지만 못 산 고객들이 "에르메스가 불공정한 영업행위이자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제소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에르메스가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이 제품을 팔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버킨백은 예약한 고객이 워낙 많아 대기 기간만 수개월 넘게 걸린다.

연예인 최화정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년 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맞춘 에르메스 버킨백35을 받아 들기까지 1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9개월 만에 받았다며 "운이 좋았다"는 표현을 썼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