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엔 '외부 재무통', 쓱닷컴엔 '내부 영업통'…정용진 '실적개선' 고삐
지마켓 수뇌부 3명 외부수혈…SSG닷컴은 영업본부장 겸직
'적자 늪'서 돌파구 모색…기존 방안에서 변화 예상돼 '긴장'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신세계(004170)그룹이 '적자 늪'에 빠진 e커머스 계열사 지마켓과 SSG닷컴의 수장을 한 번에 갈아치웠다.
지마켓엔 경쟁 e커머스에 몸담았던 외부 출신 재무통을, SSG닷컴엔 내부 출신 영업통을 각각 새 대표로 선임하며 '실적 개선'이라는 최우선 과제 해결을 위해 고삐를 죌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마켓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SSG닷컴 대표로 최훈학 영업본부장(전무)을 선임했다. 핵심 임원 물갈이와 동시에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번 리더십 변화는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본격화된 것으로, 6개월여 진단을 거쳐 e커머스 혁신 토대를 완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상필벌식 수시 인사를 또 단행한 데다, 순혈주의 대신 최대 경쟁사 쿠팡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을 거친 외부 인사인 정 대표를 영입하면서 그룹 내 긴장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투자은행과 쿠팡 재무계획·분석(FP&A)부문 임원,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이 밖에도 지마켓 CPO(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 신임 테크본부장엔 쿠팡 출신 오참 상무가 영입돼 수뇌부가 외부 수혈로 채워졌다.
신세계 내부에선 "기존의 실적 개선 방안이 있지만 이를 꺼내놓기보다는 새 대표가 뭔가를 내놓을 것" "기존에 그룹과 인연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외부 인사가 지마켓 수장으로 온 만큼 변화가 예상된다" 등 반응이 나온다.
SSG닷컴은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최 대표가 기존 직위인 영업본부장도 겸하도록 해 비교적 충격은 덜할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로서리·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조직 슬림화로 특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4개 본부 체제를 2개 본부(D/I(데이터/인프라), 영업)로 줄이고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두 계열사 최우선 과제로는 실적 개선이 꼽힌다. 지난해 지마켓은 321억 원, SSG닷컴은 10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마켓은 85억 원, SSG닷컴은 139억 원 적자를 봤다.
이 때문에 지마켓의 부인에도 일각에선 비용 절감을 위해 현재 서울 강남에 있는 지마켓 사옥의 '구로 이전설'도 제기된다. 지마켓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고 내부에서 논의된 바도 없다는 입장이다.
SSG닷컴은 새 투자자를 물색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에 인수를 제안한 상태다. 연말까지 새 FI를 찾지 못하면 그룹이 직접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신세계는 우선 CJ그룹 등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해법을 모색 중이다. 그룹이 보유한 물류 역량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점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지마켓이 7월부터 CJ대한통운과 익일 택배 주문 마감 시한을 현행 오후 8시에서 자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SSG닷컴은 경기 김포·오포 물류센터 운영을 단계적으로 CJ대한통운에 넘긴다.
고객 '록인'을 위해 신세계와 CJ 양사 멤버십 혜택을 공유, 강화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플랫폼 물류 시스템 정비에 이어 주요 핵심 임원을 동시 교체하는 '완전한 변화'를 선택해 온라인 사업 새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며 "유통기업으로 시장 선도자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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