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 '뜨고' 메트로시티·루이까또즈 '지고'…명암 엇갈린 '중가 핸드백' 브랜드
MCM, 작년 매출 성장·흑자 전환…루이까또즈·메트로시티 고전
중가 핸드백 브랜드, 이미지 노후화·명품 인기에 실적 부진 지속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한때 전성기를 맞았던 중가 핸드백 브랜드가 최근 '럭셔리'와 '가성비' 제품으로 양극화되면서 소비자 관심 신세로 밀려났다. 이 가운데 MCM이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MCM을 전개하는 성주디앤디의 지난해 매출액은 1549억 원으로 전년 1453억 원 대비 6.6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56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MCM과 함께 중가 핸드백 시장을 주름잡던 토종 핸드백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메트로시티는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루이까또즈를 전개하는 크리에이션엘의 지난해 매출은 496억 원으로 전년 572억 원 대비 13.2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메트로시티를 보유한 엠티콜렉션은 같은 기간 매출이 724억 원에서 650억 원으로 10.22% 쪼그라들었다. 2018년 1034억 원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난 셈이다. 영업손실은 32억 원에서 62억 원으로 두 배가량 뛰었다. 엠티콜렉션은 2019년 이래 적자를 지속 중이다.
중가 핸드백 브랜드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는 이유로는 브랜드 노후화, 트렌드 대응 실패 등이 꼽힌다.
시장 양극화도 주요 원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초고가 명품 브랜드 수요가 늘면서 브랜드 소비 양극화 현상은 심화했다.
최근에는 자크뮈스, 토리버치, 빠투 등 해외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신명품 브랜드나 하이엔드급 럭셔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가 핸드백 브랜드 이미지가 MZ세대에게는 고루하다"며 "명품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희소템'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일하게 매출 1000억 원대를 지키며 선방하고 있는 MCM에 이목이 쏠린다.
MCM은 지난해 새로운 디렉터를 임명한 이후 디자인 혁신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유럽 본사에 새로 임명된 사빈 브루너 GBCO(Global Brand & Commercial Officer) 체제 하에 추진한 해외 이벤트와 밀라노 프레젠테이션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고객 참여를 증대시켰다. 글로벌 주요 브랜드들과의 다양한 협업 라인으로 고객층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MCM 관계자는 "글로벌적인 디자인 혁신, 첨단 마케팅 기법, 그리고 전략적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인 것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향후 디지털 중심의 럭셔리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채택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모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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