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재단,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 제정…"훌륭한 문인 발굴 힘쓸 것"

소설, 시, 수필 세 부문…상금 총 9000만 원으로 9명 선정
"롯데의 정신이 아닌 좋은 작품 지원하기 위해 제정"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신격호 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신격호 샤롯데문학상' 제정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롯데장학재단이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한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열정을 기리기 위해 '신격호 샤롯데문학상'을 제정했다.

롯데장학재단은 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신격호 기념관에서 '제1회 신격호 샤롯데문학상' 제정 설명회를 가졌다.

샤롯데문학상은 롯데출판문화대상을 대신해 롯데장학재단이 새롭게 만든 상이다. 재단 측은 "신 명예회장이 품었던 문학 세계와 열정을 계승하고 전파하기 위해 창업주의 이름을 딴 최초의 문학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장혜선 이사장은 환영식 인사를 통해 "샤롯데문학상을 통해 많은 훌륭한 문인과 작품이 세상 밖으로 드러날 수 있게 된다면 할아버지도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며 "한국 문화계 발전을 위해 역량 있는 문인들이 열정을 갖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김홍신 자문위원장은 "신 명예회장의 문학 사랑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다"며 "숏폼 시대가 되면서 문학이 삭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인본주의의 가치, 맛깔스럽고 향기 나는 세상을 문학상을 통해 가꿔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시게미츠 다케오라는 필명으로 '나의 인생'이라는 에세이를 낼 정도로 문학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인물로 꼽힌다. '롯데'라는 사명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의 애칭을 딴 것이며, 롯데 계열사 건물 곳곳에 괴테, 푸쉬킨 등의 동상을 세웠다.

제1회 신격호 샤롯데문학상은 오는 10일부터 8월30일 오후 6시까지 대한민국 만 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소설, 시, 수필 세 부문으로 나눠 응모 신청을 받는다. 신 명예회장이 사랑한 작가들인 △괴테(소설) △피천득(수필) △푸시킨(시)의 이름을 따 수상명을 지었다.

현직 문학계 대학교수 등 11명이 심사에 참여하며, 10월 중 대상 3명(각 부문 2000만 원), 최우수상 6명(각 부문 500만 원) 등 총 9명을 선정한다. 상금을 총 9000만 원이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인공지능(AI) 기반 챗GPT 시스템을 도입해 표절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롯데그룹이나 신 명예회장의 정신 및 취향을 반영할 경우 문학상이 변질될 수 있다고 판단, 순수하게 문학 정신과 창의성을 가진 작품을 고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장혜선 이사장은 "할아버지의 정신을 문학에 넣자는 게 아니라 좋은 문학인을 발굴하고 좋은 작품을 지원하자는 것"이라며 "할아버지의 정신은 (문학상과) 아무 상관 없다"고 강조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