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머스트잇·'폐업 수순' 캐치패션…위기의 명품 플랫폼 업계

'명품 수요 둔화→수익성 악화→투자 실패→경영난 가중' 악순환
소비 심리 위축·출혈 경쟁 심화 영향…1위 파페치 인수도 한몫

서울 한 백화점 샤넬 쇼윈도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2024.3.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명품 플랫폼 업계가 초비상사태에 직면했다. 매출, 수익성 둔화가 투자 유치 실패로 이어지면서 구조조정 혹은 사업 종료까지 직면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난 데다가 경기 침체 속 소비 심리마저 위축된 영향을 받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은 약 두 달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으로 직원 절반 이상을 줄이는 강력한 구조조정이다. 회사는 한 달치의 위로금 지급하기로 했다.

2011년 창업한 1세대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로 불리며 업계 맏형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적자가 지속되자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매입 2년 만에 서울 강남구 소재 압구정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머스트잇은 그간 투자단의 압박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경기 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자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업계 4위 캐치패션은 사실상 영업을 종료했다. 캐치패션은 홈페이지 공시자항을 통해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서비스 운영 정지를 결정했다"고 고지했다.

캐치패션 역시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캐치패션은 사업 시작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2년 매출 40억 원, 영업적자 69억 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67억 원이었다.

명품 플랫폼 업계의 부정적인 상황은 엔데믹 이후 명품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업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 명품 소비가 늘자 이들 기업은 김혜수, 조인성 등 대형 스타를 기용하는 등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이후 젠테, 시크 등 후발 주자가 약진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인수도 업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파페치는 지난해 말 쿠팡에 인수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명품 플랫폼 기업 파페치가 인수되면서 명품 플랫폼 시장에 비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이에 투자 회수 움직임도 이어지고 업계 경영난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한편 명품 플랫폼 업계가 휘청이면서 트렌비, 발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난해 트렌비와 발란의 영업손실은 각각 32억 원, 100억 원이다. 전년 대비 70% 이상 손실액이 줄어들었음에도 불확실한 업황이 우려 요소로 꼽힌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사업, 발란은 해외 사업에 주력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쓸 방침이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