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졌나…'골프복 명가' 크리스F&C·로저나인·아쿠쉬네트도 꺾였다

'코로나 특수' 호황 누린 골프웨어업계, 작년 하락세 돌입
소비 시장 위축·골프 새내기 이탈·브랜드 경쟁 심화 영향

16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제15회 더골프쇼 in 서울 시즌1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골프웨어 시장 거품이 빠지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둔화 속에 새내기 골퍼들의 이탈이 가속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골프복 명가'로 꼽히는 크리스에프앤씨(110790), 로저나인, 아쿠쉬네트코리아 등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파리게이츠, 핑, 세인트앤드류스, 마스터바니 에디션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며 업계 매출 1위를 달리는 크리스에프앤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3654억 원으로 전년 3765억 원 대비 2.95%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액도 전년 720억 원 대비 2.78% 줄어든 700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억 원에서 62억 원으로 12.68% 하락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코로나 특수'로 최근 수년간 매출이 지속 성장했다. 2020년 2911억 원에서 2021년 3759억 원으로 껑충 뛴 후 2022년에도 3765억 원으로 신장세를 그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것.

프리미엄 골프복 브랜드 PXG를 보유한 로저나인은 지난해 매출 1055억 원으로 전년 1298억 원 대비 18.72% 쪼그라들었다.

특히 PXG는 코로나19 기간 '프리미엄 브랜드'와 '가성비 브랜드'로 시장이 양극화한 수혜를 입었다.

로저나인의 매출은 △2020년 711억 원 △2021년 1081억 원 △2022년 1298억 원으로 큰 폭으로 성장하다가 지난해 꺾였다.

타이틀리스트, FJ(풋조이) 브랜드를 소유한 아쿠쉬네트 컴퍼니의 한국 지사 아쿠쉬네트코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쿠쉬네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956억 원으로 전년보다 1.84% 떨어졌다.

골프웨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을 넘어 이젠 하락세에 접어든 셈이다.

소비 시장이 위축된 데다가 MZ 등 골프 새내기들이 빠져나가면서 골프웨어 시장 거품이 빠지는 모양새다.

골프 호황기였던 최근 수년간 골프웨어 브랜드가 대거 생겨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한몫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2022년 말 기준 200여 개다. 이 중 4분의 1인 50여 개는 2022년 생겼다.

이 같은 현상이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니아층이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골프웨어 시장이 정체·축소됨에 따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마다 고급 소재나 특색 있는 디자인, 이색 컬래버레이션 등 차별화된 요소를 발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