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아워홈…'도덕성 물의' 구본성 복귀 우려 커져

구지은 부회장, 아버지 묘소 찾아 아워홈 방어 결의
구본성, 재직 시절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 중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과 둘째 언니 구명진씨가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 묘소를 찾았다. (구지은 부회장 SNS 갈무리)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아버지이자 창업주 고(故) 구자학 회장의 선영을 찾아 아워홈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구 부회장이 구 전 부회장 경영 철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부 직원들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나서 또 다시 회사가 불투명한 미래에 놓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지난 10일 둘째 언니 구명진 씨와 함께 구 회장의 묘소를 찾았다. 구 부회장은 11일 SNS에 묘소 방문 사실을 알리며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물의빚은 구본성 전 부회장 복귀 가능성…직원 불안 고조

구 부회장은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의 반대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하면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직원들 사이에선 최대 실적을 올린 구 부회장을 제치고 보복 운전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물의를 빚은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2020년 5월 보복 운전에 따른 특수재물손괴, 특수상해 등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처벌을 받았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은 창사 이래 첫 적자에도 수백억 원대의 고배당 정책으로 논란을 빚었다. 구 전 부회장의 배당액은 2017년 68억 원에서 2019년 171억 원, 2020년 456억 원, 2021년 776억 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이에 아워홈의 세 자매가 맺은 '의결권 통합 등 주주 간 협약'에 따라 2021년 6월 임시 주주총회에 구 전 부회장이 해임되고 구 부회장이 취임했다. 아워홈 지분은 구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19.28%, 차녀 19.6%, 구 부회장 20.67%를 갖고 있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과 고(故) 구자학 회장 모습. 아워홈 마곡 본사 집무실에서. (구지은 부회장 SNS 갈무리)

◇구지은 체제 아워홈, 흑자 전환 성공…최대 실적 올려

구 부회장 취임 후 1년 만에 아워홈은 흑자 전환했다. 주주 배당률을 0%로 낮추고 직원 임금 인상, 격려금 지급 등의 직원 친화 정책을 펼쳤다. 부채 비율 역시 2020년 197.9%에서 2021년 113.2%로 줄었다.

반면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특경법상 배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검찰은 대표 재직 시절을 비롯한 구 전 부회장의 횡령 및 배임 규모가 각 3억 원, 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순이익에 2배에 달하는 456억 원의 배당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미현 씨가 오빠와 손을 잡고 지난 주총에서 경영 이력이 전무한 본인과 남편 이영열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구 부회장 및 기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부결시켰다.

자본금 10억 원 이상 회사는 사내이사를 3명 이상 두어야 하는 상법에 따라 기존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6월 전에는 임시 주총을 치러야 한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장남 구재모 씨와 측근인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 본인을 사외이사 격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리는 안건으로 임시 주총 소집을 회사에 요구한 상황이다. 황씨는 법인장 재직 시절 부당 급여 수령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워홈 내부에선 경영권 분쟁에 따른 회사 이미지 추락과 영업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워홈 노조는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 구 전 부회장은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하고 자식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