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선 이사장 "'신격호 정신' 잇는 공원화 사업…공익 의미 클 것"

"가족 별장을 기념관으로…울산 지역 발전 도모"
고통 받던 조부 생각에 눈물…"할아버지 신념 다시 세울 것"

장혜선 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뉴스1과 인터뷰하는 모습.(롯데재단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신격호 기념관·공원 조성 사업'은 1석 몇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롯데의 창업주를 널리 알리고 기념할 뿐만 아니라 울산 주민과 타지역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관광지로서 공익적인 의미도 클 거예요."

◇"'신격호 정신' 기리는 기념관·공원 조성…울산 발전에 기여"

장혜선 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은 10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울산에 위치한 신 명예회장의 생가와 별장 부지를 기념관 및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이사장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손녀다. 지난해 8월과 11월 롯데삼동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된 그는 신 명예회장이 남긴 기금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 돌아갈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현장 행보로 재단의 취지를 살리는 데 힘쓰고 있다.

신격호 기념관·공원 조성 사업 역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신 명예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울산의 발전과 복지에 기여하겠다는 목적과 맞아떨어진다.

이를 위해 재단 측은 현재 롯데그룹 일가가 사용하는 별장을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하고 생가 주변을 추모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별장 부지 인근엔 울산의 상징을 나타내는 대암댐 수변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대규모 관광단지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다만 9398㎡(2843평) 규모의 부지 중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004990)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기증' 결단을 해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장 이사장은 "사업이 실현됐을 때 최고의 혜택을 받는 건 울산 주민들"이라며 "외삼촌을 직접 만나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선 이사장이 초등학교 도서관 건립 기념식에서 인도네시아 초등학생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재단 제공).

◇"엄격했지만 내겐 따뜻한 '베프'…나라 위한 마음이 전부"

장 이사장은 수사와 재판으로 점철된 신 명예회장의 노년을 생각하면 아직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장 이사장은 "안 겪은 사람을 알 수 없다. 마음이 정말 무너진다"며 "영원히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재단 이사장 취임 후 신 명예회장의 이름을 사업명에 넣고 그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더 리더'를 제작한 것 모두 생애 끝자락에서 실추된 신 명예회장의 명예를 회복하고 롯데의 초심을 되찾기 위해서다.

장 이사장은 "10년 넘게 일주일에 두 번 찾아뵙고, 아프셨을 때는 더 자주 찾아갔다"며 "무척 엄격한 분이셨지만 저에게는 다정하고 따뜻하셨다. 할아버지는 서로 잘 통하고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베프'(베스트프렌드)였다"고 회상했다.

재단을 통해 이루고 싶은 신 명예회장의 꿈은 무엇일까. 장 이사장에게 물었다.

장 이사장은 "할아버지는 불쌍한 사람을 돕고 나라를 위한 마음이 전부"라며 "창업주, 우리 외할아버지의 신념을 다시 세우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