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이젠 그렇게 비싸지 않아"…부활 시작된 패밀리레스토랑

CJ푸드빌 빕스·bhc 아웃백·이랜드이츠 애슐리 모두 지난해 매출↑
매장 줄이고 고급화·단독 매장서 쇼핑몰 안으로…"가족 외식에 적격"

'빕스 은평롯데점' 내부 전경.(CJ푸드빌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한때 쇠락의 길을 걷던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비싸다고 평가받던 패밀리 레스토랑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식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핵심 상권으로 매장을 집중하고, 프리미엄화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04818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53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6%가 성장했고, 매출은 8447억 원으로 11.2% 늘었다. 빕스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점당 매출이 연평균 35%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bhc그룹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도 매출은 4576억 원, 전년 대비 1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90억 원으로 34.1% 증가했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애슐리 매출은 지난해 2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이 늘었다. 올해 3월까지 매출 역시 전년도와 비교하면 2배가량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11층에 재개점한 '아웃백 천호현대점' 외부 전경.(bhc 제공)

패밀리 레스토랑은 2000년대 전성기를 맞았지만, 201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위축을 시작했고, 베니건스, 세븐스프링스 등 주요 브랜드들이 영업을 종료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는 이후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재정비하고, 남은 매장을 고급화·특화해 전략을 펴고 있다.

빕스는 2018년 매장 61곳을 현재 28곳으로 줄였다. 대신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프라이빗룸·커플석 등 각종 모임에 적합한 식사를 누릴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와인과 맥주, 핑거푸드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와인&페어링존'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웃백은 리로케이션 전략을 펴고 있다. 기존 단독 매장을 폐점하고 해당 지역에 주요 쇼핑몰·백화점 안으로 이전 오픈하고 있다. 올해도 수원스타필드·현대백화점 천호점 등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2008년 100호점 돌파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 70여 개 매장을 줄었던 아웃백은 bhc그룹에 인수된 2021년 이후 차츰 매장을 늘려 현재 다시 100호 점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여기에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러브 페어링' 캠페인도 신규로 론칭했다.

외식 물가의 상승도 소비자들의 눈을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돌리고 있다. 가족끼리 간단한 외식을 한다고 해도 1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애슐리는 성인 가격 2만원 후반대, 아동도 1만 원 안팎 수준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임에도 합리적인 가격의 식사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을 지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은 갈수록 상향 평준화됐고, 한번 외식을 한다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자는 욕구가 강해졌다"며 "패밀리 레스토랑의 다채로운 메뉴는 가족 단위 외식에 적격"이라고 전했다.

애슐리퀸즈 샐러드바 전경.(이랜드이츠 제공)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