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강좌 파는 홈쇼핑 봤나요"…롯데홈 '신박 상품' 떼오는 이 사람
[유통人터뷰]니치마켓소싱팀 안혜지 MD "아무도 안팔아본 상품 팔것"
매일 아이디어회의, 밥먹듯 외근…"셀럽 리스트업만 몇백개"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롯데홈쇼핑엔 '신박한 상품 떼오기'를 전담하는 조직이 있다.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니치마켓소싱팀이다. 이름대로 이색상품으로 틈새시장을 개척, 공략하는 게 목표다.
팀장 포함 8명인 이 팀에서 '허리'를 맡은 안혜지 MD를 11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새로운 것, 신박한 것을 구경하고 싶다면 롯데홈쇼핑, 특히 모바일 플랫폼 엘라이브를 보면 된다"며 "회사의 다양한 채널에 상품이 알맞게 찾아 들어가도록 고민하며 소개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본질인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상품 R&D(연구개발)실을 규모를 확대해 상품개발부문으로 승격하고 산하에 니치마켓소싱팀을 꾸렸다.
이 팀은 맛집, 지역 특산물 등 이색 먹거리부터 취미생활, 반려동물용품 등 기존 TV홈쇼핑에선 접할 수 없던 차별화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상품 발굴을 위해 매일 오전 9시 30분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카테고리별 담당이 따로 없어 아이템이 겹치거나 지원이 필요한 경우 프로젝트 단위로 팀 내 이합집산이 이뤄지는 등 기동성이 높다.
안 MD는 "전에 팔던 상품을 인수·인계받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가져오는 팀이라 회의 뒤엔 시장조사를 하느라 다들 미팅, 외근으로 사무실에 잘 있질 않는다"고 전했다.
2022년 새로 만들어진 엘라이브팀에 발령이 나 '첫 삽'을 떴던 안 MD는 역시 신설된 현재 팀에서 그때의 '신상 발굴 경험'을 요긴하게 써먹고 있다. 그는 당시 전국 여행 콘셉트로 기획한 라방 '더힐링라이브'를 통해 석 달 만에 강원 춘천 카누 등 신상품 23건을 론칭한 바 있다.
강원 속초 만석닭강정은 6개월간 매일 아침 문안인사를 드리며 소싱에 성공, 엘라이브에서 회당 매출 6000만 원을 올렸고 올 들어 사옥 1층에 닭강정 팝업을 열어 여기서도 준비 물량을 완판했다. 올해는 TV 판매도 논의 중이다.
'아쿠아플라넷 63'에서 업계 최초로 쇼호스트가 수중 모바일 생방송을 한 것도 엘라이브팀에서 아쿠아리스트 출신 쇼호스트와 '더힐링라이브'로 인연을 맺은 게 한몫했다.
1월11일 이 방송 조회수는 10분 만에 1만 회를 돌파했고 누적 3만 회를 기록했다. 홈쇼핑 주 고객층은 40~60대이지만 이 방송에선 2030세대가 70% 넘게 구매해 연령층 확대라는 성과도 냈다.
6월쯤엔 업계 최초로 유튜버와 협업해 '연애클래스 수강권'을 선보이려 준비 중이다. 이 상품은 안 MD가 한 연애 유튜버 실시간 라이브를 보다가 '수강권' 얘기를 듣자마자 "다짜고짜 이메일을 보내" 기획이 성사됐다. 안 MD는 "마침 해당 유튜버가 쇼호스트 출신이라 얘기가 잘 통했다"고 덧붙였다.
연애클래스의 수요는 지난해 3월 '유튜브 동시송출 라방'으로 기획했던 결혼정보회사 모두의지인 가입권 판매로 확인했다. 결정사 상품은 경우에 따라 고액이지만 젊은층 채팅이 쏟아지며 호응이 높았다고 한다.
안 MD는 향후 목표에 대해선 "회사가 시키는 것보단 재밌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아무도 안 팔아본 신박한 상품을 많이 가져오고 싶다"며 "최근엔 셀럽과의 협업에도 관심이 많아 카테고리별로 리스트업해 연락을 돌린 것만 몇백 개"라고 귀띔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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