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싸다"…'알테쉬 침공'에 국내 e커머스들 저가상품 강화
11번가 9900원샵·티몬 만원의 행복·쿠팡 천원마켓 등
저가 프로모션 불붙을수록 '출혈경쟁' 불가피 우려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e커머스가 고물가 시대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e커머스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저가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10월 연 가성비 아이템 전문관 '9900원샵'을 통해 1만 원 이하 상품을 가격대별 등으로 추천하고 있다. 9900원샵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무료 배송해준다.
생활용품과 주방용품, 스포츠용품, 반려동물용품, 문구·공구, 패션잡화, 화장품 등 일상에서 자주 쓰고 쓰임새가 많은 상품군에서 제품을 엄선했다. 전문관에 들어가지 않아도 사려는 상품을 검색해 '9900원샵' 필터를 적용하면 해당하는 상품이 정렬된다.
티몬은 '만원의 행복' 기획전을 운영 중이다. 기획전 페이지에 들어가면 △2500원 체험 △5000원 △7000원 △1만 원 등 가격대별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
'2500원 체험'에서 판매하는 한 치약을 눌러보자 택배가 아닌 우편배송이긴 했지만 '1개만 사도 무조건 무료배송'이라는 문구가 떴다.
인터파크쇼핑도 이와 유사한 '만원의행복'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쿠팡은 4월 들어 저가 상품을 자주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상시 노출 기획전인 '천원마켓'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선 1000~3000원대 초저가 가성비 상품을 모아 판매한다.
이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으로, 충성고객 록인 목적이 보다 큰 프로모션이긴 하나 판매 품목이 알리가 '7일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을 내걸고 운영 중인 '천원마트'와 겹쳐 눈길을 끌었다.
천원마켓의 판매 품목은 물티슈 등 생활용품과 충전기 등 생활잡화 등까지 다양하고, 낮은 가격이라도 '로켓배송' 대상 상품이라면 익일 도착 보장 문구가 붙는다.
e커머스들이 일제히 초저가 상품을 내세우는 건 고물가가 지속되며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다만 이처럼 저가 프로모션에 불이 붙을수록 결국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내수 침체로 재고를 헐값에 해외로 수출하는 '밀어내기'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일부 중국산 제품은 "대응이 불가능한 수준의 저가"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프로모션 비용을 들여 기획전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판매가를 내릴 순 있지만 이를 지속하거나 상시화하면 수익성 제고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위메프는 올 1월 1만 원 이하 특가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전문관 '99샵'을 신설했다가 상시 노출이 아닌 기획전 형식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99샵 콘셉트의 상품은 계속해서 판매하고 있지만, 99샵은 OOTD(Outfit of the day) 쪽으로 합쳐져서 노출이 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이 있다"며 "(전문관에서) 기획 행사 형태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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