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더 커진다"…오리온vs롯데웰푸드, 인도서 '초코파이' 리벤지 매치

국내선 오리온 앞서지만, 롯데웰푸드 인도 10년 넘게 먼저 진출
세계 1위 인구, 17조원대 시장…"제과 시장 성장 여력 충분"

왼쪽부터 오리온의 초코파이, 롯데웰푸드 초코파이(각사 누리집 갈무리)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오리온 인도 법인은 지난해 추가로 초코파이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vs "지난해 인도 첸나이에 롯데 초코파이 라인을 증설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주주총회 시즌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오리온(271560)의 이승준 대표와 롯데웰푸드(280360)의 이창엽 대표는 한목소리로 인도 시장의 매출 증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국내 시장으로만 보면 초코파이는 오리온이 롯데웰푸드를 크게 앞선다. 보통명사를 쓰는 탓에 제품명을 독점하지는 못했지만, 소비자들은 '정'(情)을 내세운 오리온 초코파이를 '초코파이'로 인식하고 있다.

FIS 식품산업통계를 보면 지난해 오리온 초코파이는 반생 초코케이크류 시장에서 매출 4077억 원을 판매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관련 제품에서 몽쉘·카스타드·찰떡파이가 톱10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초코파이는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롯데웰푸드 인도 초코파이 광고영상(롯데웰푸드 제공)

반면 인도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롯데웰푸드는 일찌감치 2004년부터 인도 현지 제과업체인 패리스사를 인수해 롯데인디아로 내세웠다. 2018년 오리온이 인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보다 10년 넘게 빨리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소비자를 겨냥해 동물성 마시멜로를 식물성으로 바꾼 채식주의자용 초코파이를 출시했고, 2010년 남부 첸나이 공장, 2015년 북부 뉴델리 하리아나주 공장에 이어 첸나이 공장 세 번째 생산 라인을 지난해 가동하면서 생산 캐파를 끌어 올렸다.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인도건과 매출은 10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현재 롯데인디아 매출의 70~80%는 초코파이가 차지하고 있어, 롯데웰푸드는 인도의 넘버1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오리온은 인도 시장 전략으로 '원조 초코파이'를 내세우고 있다. 오리온 인디아 누리집에서는 '오리지널 스토리' 카테고리에서는 초코파이 시작이 오리온의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리온은 2021년 2월 라자스탄에 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 꼬북칩도 현지 생산하면서 스낵 시장도 본격 진출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인도 시장 매출은 205억 원으로 선발 주자인 롯데웰푸드에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전년 대비 50.4% 성장하면서 빠른 추격 중이다.

이처럼 두 회사가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인도 시장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24년 인도 인구는 14억4000만 명으로 중국을 넘어선 세계 1위 국가다. 시장 규모는 약 17조 원 정도로 평가된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도의 1인당 제과 소비량은 3.8㎏으로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며 "1인당 제과 소비량을 비교했을 때도 향후 인도 제과 시장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오리온 인디아 누리집 갈무리)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