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에 빠진 패션업계…해외 브랜드 발굴·육성 주력
'1조 원 향수 시장 잡아라'…향수 론칭 및 편집숍 전개
'신세계인터·LF·한섬' 패션 대기업 이어 '쿠팡'까지 가세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에 이어 향수도 남들과는 다른 '니치 향수'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패션업계는 신사업으로 뷰티 사업을 낙점하고 향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추세다.
2세대 니치 향수 브랜드와 니치향수 편집숍 등의 등장으로 이전보다 더욱 희소성 있는 브랜드와 향을 찾는 고객들도 늘어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F(093050)가 전개하는 프랑스 니치향수 브랜드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는 3월 들어 '레 자뎅 프랑세 컬렉션'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레 자뎅 프랑세 컬렉션'은 19세기 프랑스 텃밭을 향으로 담아낸 제품으로 봄과 잘 어울리는 향수다.
LF는 니치향수 브랜드에 이어 니치향수 편집숍도 들여왔다. LF가 국내 전개 중인 '조보이'는 조향사 프랑수아 헤닌이 2010년 론칭한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브랜드로 자체 브랜드 '조보이', '제로보암'을 포함해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한 세계 각국의 니치 향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LF가 국내에 전개 중인 브랜드는 △조보이 △제로보암 △카너 바르셀로나 △윈느 뉘 노마드 △바스티유 △쟈끄 파뜨 △퍼퓸 드 엠파이어 △벤티 콰트로 △르 오케스트르 퍼퓸 △소라도라 △오탑 총 11개다.
LF는 색다른 향을 찾는 니치향수 마니아들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독특한 콘셉트와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를 지속 발굴 중이다.
LF 내 조보이 최근 매출은 2월 한 달간 봄맞이, 밸런타인데이 기념일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35% 성장했다. 3월 들어서도 전년 대비 비슷한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꾸레쥬 퍼퓸, 바이레도, 힐리, 쿨티,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엑스니힐로 등 14개 향수 브랜드를 전개하며 '향수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달(3월1~28일) 대표 니치 향수 브랜드 평균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초 스페인의 향수 브랜드 '로에베 퍼퓸'을 론칭한 데 이어 2월에도 프랑스 향수 브랜드 에르메티카를 선보이는 등 향수 사업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국내 고가 니치 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향후에도 신규 브랜드를 발굴 및 육성해 향수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기업 한섬 역시 향수 사업에 힘쓰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를 오픈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1833'의 국내 1호점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열었다.
푸에기아1833은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설립된 럭셔리 니치 향수 브랜드로 각 제품을 1회 만들 때 1000병 이하만 한정 생산한다. 한섬은 푸에기아1833의 국내 영업망을 늘려갈 계획이다.
쿠팡 역시 향수 사업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프랑스 프리미엄 브랜드 아가타(Agatha)의 향수를 국내 단독으로 직수입한다.
아가타는 1974년 론칭한 강아지(스코티시 테리어) 모양의 로고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액세서리 브랜드다. 전세계에 4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인기 브랜드로 성장한 아가타는 여러 조향사와 협업해 다양한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쿠팡은 파리의 열정과 우아함을 담아낸 아가타 향수를 본사 직거래로 국내 단독 직수입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고객들이 파리지앵 감성의 아가타 향수 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쿠팡이 단독으로 직수입했다"며 "앞으로도 쿠팡에서 더 다양한 향수를 경험하실 수 있도록 향수 셀렉션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가 이처럼 향수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시장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은 2023년 약 9200억 원으로 5년 전인 2018년(5152억 원)보다 78% 성장했다.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에서 니치 향수 수요가 늘고, 실제 판매량도 증가세"라면서 "패션업계도 이에 발맞춰 향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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