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형'에서 '회장님'으로…"재계 인플루언서냐 왕관의 무게냐"
게시물 23개 남기고 삭제…팔로잉 수 0명
"그룹 쇄신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재개 가능성도"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84만 명의 팔로우를 보유한 '재계 인플루언서'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대거 삭제하며 계정 정리에 들어갔다.
다른 재벌 기업 오너와 달리 본인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해 왔던 정 회장의 SNS 활동이 앞으로 지속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동안 SNS에서 골프를 치거나 요리하는 모습, 자사뿐 아니라 타사의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게시물로 대중들의 호감을 샀다.
다른 재벌 기업 오너들도 SNS 계정이 있지만 주로 공식 활동이나 기업 홍보 이슈 관련 게시물을 올린다.
반면 정 회장은 자신의 사생활을 거리낌 없이 공개했고, 대중들은 정 회장을 '용진이 형'이라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정 회장 역시 스스로를 '형'이라 칭하며 대중과 적극 소통했다. 그러면서 팔로워 84만 명을 보유한 '재계 셀럽'에 등극했다.
정 회장의 SNS 활동은 10년 넘게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 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앞서 트위터에서 활동했다.
2010년 문용식 나우콤 대표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 피자'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인 데 이어 2011년 벤츠 미니버스를 타고 버스전용 차로로 출근한 것이 논란이 되자 트위터를 탈퇴했다.
이후 수년간 SNS 활동을 중단했다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폐쇄형 SNS 클럽하우스까지 섭렵하며 각별한 'SNS 사랑'을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에도 꾸준히 지속됐던 그의 SNS 활동은 정 회장의 승진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정 회장은 회장 승진 후 SNS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더 이상 새로운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고 기존 게시물을 조금씩 삭제하기 시작했다. 팔로잉 수도 '0'이 됐다.
결국 승진한 지 20일 만인 지난 28일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23개만 남기고 대거 사라졌다.
정 회장의 계정 정리 배경엔 여러 추측이 쏟아진다. 업계에선 이마트(139480)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기업 혁신 및 체질 개선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활동을 중단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인스타그램을 탈퇴하지 않고 계정을 유지했으니,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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