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회사만 배불렸다"…물가상승 주범 지탄받던 소주업체 영업익은 '뚝'
풍국주정 210%·진로발효 113%·창해에탄올 50% 영업이익↑
소주가격도 덩달아 상승…참이슬 6.95%↑, 처음처럼 6.8%↑
- 이호승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소주의 주원료 주정 가격이 지난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주정 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며 정부와 소비자의 지탄을 받은 소주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 업체에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4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2012~2021년까지 주정 가격을 동결했지만, 2022년 평균 7.8%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주정 가격을 인상했다.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인상하자 대한주정판매에 주정을 판매하는 주요 주정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풍국주정공업(02390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9.8% 상승한 116억 6747만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4% 상승했다.
진로발효(018120)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2.6% 상승한 80억 5586만 원이었다.
창해에탄올(004650) 역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4%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49.3% 상승한 145억 8345만 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인상한 주정 가격으로 인해 큰 폭의 영업이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주정판매가 인상한 주정 가격은 소주 출고가에 반영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한 지역소주 업체들의 도미노 인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부 압박, 소비자 눈치 보기로 인해 소주 제조사들은 인상분을 고스란히 반영하지 못하고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감내하며 출고가를 인상했다.
이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9억 1998만 원으로 전년 대비 34.9% 하락했고 매출액은 2조 52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보해양조와 충북소주는 각각 영업손실 28억 원, 4억 186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무학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주정값 인상 이후 주정회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반면 소주 제조사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정작 경영은 악화했고, 주정 회사 배만 불려준 셈"이라고 말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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