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적자에…화승엔터프라이즈, 덩달아 실적 부진
화승엔터, 지난해 영업익 전년 대비 75.38% 급감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국내 신발 제조사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가 최대 고객사인 독일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의 실적 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32년 만에 8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매출은 1조2138억 원으로 전년 1조6540억 원 대비 26.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8억 원에서 130억 원으로 75.38% 급감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브랜드 신발의 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ODM) 생산 사업을 하는 화승비나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외국기업지배지주회사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공장에서 아디다스 스포츠화를 생산한다.
지난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신발 부문 매출액은 1조2099억 원으로 전년 1조6799억 원 대비 27.98% 줄었다. 지난해 기준 신발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83.1%다.
특히 화승비나 전체 매출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신발 완제품은 거래처인 아디다스 그룹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후 생산 제품을 관계사 화승인더스트리에 판매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은 아디다스가 좌지우지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신발 부문 매출 98% 이상이 수출이며 특히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운동화는 전량 수출하고 있다"며 "이는 회사가 아디다스 그룹의 신발 ODM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기 때문이고 회사 제품은 최종적으로 아디다스 그룹으로 수출돼 전 세계 소비자들이 소비하게 된다"고 밝혔다.
화승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아디다스 그룹의 주요 생산업체는 9개며 이들의 생산 비중이 98% 이상에 달한다. 9개 그룹 중 하나인 화승그룹은 2022년 기준 아디다스 그룹의 운동화 부문 M/S 2위 생산 업체이며 약 21% 점유율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아디다스가 32년 만에 8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면서 화승엔터프라이즈도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아디다스는 2023년 5800만 유로(약 8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아디다스가 연간 기준 적자를 낸 건 199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했지만 북미 매출이 16% 감소하면서 손실 폭을 키웠다.
아디다스는 북미 매출이 감소한 여파로 올해도 악성 재고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올해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가 향후 고객사 실적 변화에 따른 가동률 변동치를 최대한 낮추고 설비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낮아진 마진을 다시 고마진 구조로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 1분기 가동률을 회복하며 오랜만에 높은 매출 증가율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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