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트렌드 변화…와인·위스키 가고 데킬라 뜬다

지난해 데킬라 수입액 648만달러, 전년 대비 10.4%↑
돈 훌리오·코모스·818 데킬라 등 연이은 프리미엄 데킬라 출시

12일 멕시코 식당 엘몰리노에서 진행된 디아지오코리아의 '돈 훌리오 브랜드 패션' 미디어 행사에서 진열돼 있는 돈 훌리오 제품들.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멕시코에서는 3월 셋째주 토요일을 '데킬라의 날'로 정해 기념한다. 최근 커지고 있는 데킬라에 인기에 주류업계는 3월 데킬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데킬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Stat 무역통계 따르면 지난해 데킬라 수입액은 648만달러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2022년에도 수입액은 587만달러로 전년 대비 96.2%가 증가한 데 이어 흐름을 이었다. 수입 물량으로만 치면 지난해 12.9% 줄었지만, 고급 데킬라 수입 증가로 금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인기가 높았던 와인과 위스키는 시들하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 지난해 와인의 수입량과 수입액은 모두 줄어들었다. 와인 수입량은 전년 대비 20.4% 줄어든 5만6542톤을 기록했고, 수입액도 12.9%가 줄었다.

위스키는 수입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지만, 수입액은 오히려 줄었다. 저렴한 위스키를 '하이볼'로 만들어 먹는 유행 탓이다.

코모스 아네호 크리스탈리노, 코모스 엑스트라 아네호(하이트진로 제공)

데킬라는 용설란(스페인어로 아가베)을 원물로 만드는 증류주다. 국내서는 유흥업소 등에서 '취하기 좋은 술'로 알려져 있지만, 주류 업계에서는 국내서 접하기 쉬운 '믹스토 데킬라'(혼합 데킬라)와 100% 블루 아가베의 데킬라는 수준의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 12일 데킬라 브랜드 돈 훌리오를 수입하는 디아지오 코리아는 '돈 훌리오 브랜드 패션' 행사를 진행해 프리미엄 주류로서 데킬라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국내 기존 주류업체들도 프리미엄 데킬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는 하이트진로(000080)는 멕시코 데킬라 '코모스'를 수입해 지난달 출시했다. 코모스는 미국 주류 전문 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 브랜드 중 최초로 100점을 받은 최상급 데킬라다.

전통주 업체 국순당도 데킬라를 수입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달 16일부터 인플루언서 '켄달 제너'가 설립한 '818 데킬라' 브랜드를 공식 판매 중이다. 주류 수입업체 트랜스베버리지는 1월 프리미엄 데킬라 '에스폴론'이 전년 대비 127% 급성장한 판매량을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818 데킬라 국내 론칭 기념 팝업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4.2.2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도주 시장에 관심이 커졌지만, 빠른 트렌드 변화로 소비자의 관심이 위스키에서 데킬라로 옮겨지는 상황이다. 켄달 제너 외에도 드웨인 존슨, 조지 클루니 등 해외 유명인들이 데킬라 브랜드를 내는 것도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끼고 있다는 평가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데킬라의 음용법도 과거 원샷 문화에서 다양한 칵테일 등으로 즐기는 등 프리미엄 데킬라 시장이 바뀌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프리미엄 데킬라가 지속해서 소개되고 있어 향후 시장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