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시장의 새 카테고리 'A2우유'…"상반기 본격 경쟁 시작"

서울우유, 4월 출시 만지작…저출산 상황 속 프리미엄 매출 기대
유한건강생활·연세유업 '긴장'…"시장 더 커질 것"

한 대형 마트에 우유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2024.1.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저출산 영향으로 우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새 카테고리인 'A2우유'가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를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국내 1위 업체인 서울우유가 올 상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먼저 A2우유를 출시한 연세유업·유한건강생활도 날을 세우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4월 A2우유 출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당초 3월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일정에 다소 차질이 생기면서 4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700mL·1.8L 제품 등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해 9월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 milk △서울우유 A2플러스에 대한 상표 출원을 마쳤다.

A2우유는 일반 우유의 A1단백질과 A2단백질 중 A2단백질만 보유한 젖소에게서 생산한 우유다. 젖소는 본래 A2 단백질만 갖고 태어났지만, 공장식 집단 사육과 환경 변화 등으로 A1 단백질이 만들어졌다.

호주의 A2 밀크 컴퍼니는 2003년 세계 최초로 A2단백질 유전자를 감별해 A2우유를 생산했고, 최근에는 우리 낙농업계에서도 A2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A2우유는 인간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갖고 있어 일반 우유 대비 흡수력이 좋고, 맛도 더 고소하고 진하다. 맘카페 등에서는 '배앓이 없는 우유'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신 기존 우유보다는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다.

FIS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우유 매출은 지속해서 우하향하는 추세다. 2020년 2조4652억 원→2021년 2조1841억 원→2022년 2조1766억 원→2023년 2조153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유값 상승 여파도 있지만, 저출산 흐름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저출산 상황에선 오히려 프리미엄 육아용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어 A2우유의 성장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뉴오리진의 a2 우유.(유한건강생활 제공)

먼저 A2우유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은 서울우유의 진출이 예고되자 바짝 긴장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호주산 A2우유를 독점 수입해 판매하는 유한건강생활은 지난 1월 기자들을 불러 A2우유에 대해 설명하는 행사 자리를 가졌다. 유한양행에서 분리·독립 후 가진 첫 미디어 행사다.

연세유업은 A2우유에 광고모델로 농구선수 출신 예능인 서장훈을 발탁해 마케팅을 강화했다. 연세유업의 A2우유는 지난 1월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국제 우수 미각상' 최고 등급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A2우유를 시작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 면에서도 장점을 가져갈 수 있다"며 "1위 업체가 뛰어드는 만큼 시장 자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세브란스 전용목장 A2단백우유 아이 엄마편 광고(연세유업 제공)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