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제로' 음료에 품질 논란까지, 위축되는 탄산수 시장
스타벅스·대형마트서 페리에 판매 중단…식약처 "수거 검사 중"
"아는 맛 제로 음료 있는데 굳이"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맥주나 콜라와 같은 청량감을 지녔지만 칼로리가 없어 소비자들의 인기를 누렸던 탄산수가 최근 한껏 위축되는 모습이다.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들에서 페리에의 판매를 중단했고, 다른 업체의 탄산수들은 '제로 음료'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에 이어 대형마트 3사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페리에' 판매를 중단했다.
프랑스 자연 광천수로 된 생수 브랜드인 페리에는 1992년 네슬레가 인수해 네슬레 워터 프랑스가 생산하고 있다. 매년 전세계 140여 개 국에서 10억 병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다.
국내서도 수입 탄산수 제품으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달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슬레는 페리에 생산 과정에서 금지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 광천수에 인공으로 탄산을 주입하거나 수돗물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오존을 사용해 광천수를 소독하는 방식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네슬레 측은 먹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스타벅스와 국내 유통업체들은 일종의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상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지만,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국내 유통 중인 페리에 제품에 대해 수거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미 탄산수 시장은 흐름이 한풀 꺾인 상황이다. '트레비'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탄산수 매출이 약 817억 원을 기록했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롯데칠성음료 측에 따르면 전년 대비 탄산수 판매량은 줄었다. 앞서 2022년의 탄산수 매출도 전년 대비 9% 감소해 2년 연속 판매가 감소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제로 음료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탄산수 자체의 판매량은 좀 줄었다"며 "이제는 아는 맛에서도 칼로리가 없는 음료가 나오고 있어 굳이 탄산수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005300)도 탄산수와 제로 음료를 모두 포함한 탄산수 매출 자체는 지난해 89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 지난해 '밀키스 제로' 출시에 이어 올해는 '밀키스 제로 딸기&바나나'를 내놨다.
먼저 출시된 '칠성사이다 제로'는 출시 9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억 캔을 돌파한 바 있다. 올해도 펩시 제로제로카페인, 사이다 제로 그린플럼 등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코카-콜라는 제로에 인기 여자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채택하면서 판매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JYP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코카-콜라 제로 한류(K-Wave)'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코카-콜라는 환타 제로, 스프라이트 제로, 닥터페퍼 제로를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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