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흥행' 에이피알…e커머스 비롯 유통가 상장도 관심

뷰티업체 에이피알 IPO 일반청약 공모에 자금 14조 몰려
컬리·오아시스·SSG닷컴 "장 상황 주시"…호실적 올리브영 주목

에이피알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 모습(한국거래소 제공) 2024.2.27/뉴스1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미용기기 전문 업체 에이피알(278470)의 기업공개(IPO) 일반청약 공모에 자금 14조원가량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하며 IPO를 추진하던 e커머스 등 유통가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올해 첫 조 단위 IPO 대어인 에이피알 주가는 상장 첫날인 27일 공모가(25만 원)의 1.3배 수준인 31만 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주가는 공모가 1.5배 수준인 46만 7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뜻하는 '따블'엔 미치지 못하고 장중 오름폭을 줄였다.

현재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2조 4080억 원으로 코스피 129위다. 앞서 에이피알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하며 희망 가격 범위(14만 7000원~20만 원) 상단을 넘긴 25만 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1112.5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증거금 약 14조 원을 모았다.

이에 최근 몇 년 새 IPO를 추진했으나 증시 침체 등 이유로 멈춰 섰던 유통업체들의 재도전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컬리(408480)와 오아시스(370190), SSG닷컴, CJ올리브영(340460)이 대표적이다.

컬리는 2022년 IPO를 추진하며 상장 예비 심사도 통과했지만 지난해 1월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워지며 상장을 연기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창립 9년 만에 처음 월간 흑자(EBITDA·상각 전 영업익)를 기록, 1월에 이어 이달도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내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컬리는 매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 중이라, 업계에선 현금 유치를 위해서라도 필요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컬리 관계자는 "외부 환경과 내부 체력 두 조건 중 후자는 많이 개선했다고 생각하고 외부 환경이 좋아져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을 때가 왔다고 판단되면 할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컬리의 상장 철회로 지난해 2월 e커머스 국내 1호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고 상장을 미뤘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12년 연속 흑자가 유력 전망된다. 다만 오아시스 역시 구체적 계획 없이 장 상황을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SSG닷컴 역시 장 상황 개선 여부를 살피며 주관사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SSG닷컴은 2021년 IPO 주관사 선정 뒤 2022년 상반기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가 시장이 얼어붙으며 잠정 중단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6월 이후 CFO(최고재무관리자)가 공석 상태로, 상장 재추진을 위해선 보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의 경우 2022년 증시 악화로 IPO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최근엔 '상장 리스크'로 꼽힌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이슈에서 벗어났고 호실적도 기록해 연내 재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CJ올리브영도 장 상황을 검토하며 향후 재추진에 나서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뷰티·패션을 폭넓게 취급, 내수에만 의존하지 않는 수출기업이고 e커머스는 내수 중심이라 직접 비교 대상은 아니다"며 "엔데믹에 e커머스가 예전처럼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내실 증명'이 먼저"라고 말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