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공습⑤]'패션도 中 직송 판매'… 패션 플랫폼계 '예의주시'

中 직구, 美 제치고 1위…의류·패션 구매액 최다, 1조원 달해
무신사, 오프라인 확장…에이블리·지그재그, 고급화·차별화

편집자주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른바 '쩐해전술'로 글로벌 e커머스 시장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을 필두로 한 중국 e커머스 공습의 주요 무대다. 이들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국내 e커머스 업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국내 유통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e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이 유통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개인 쇼핑몰이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한 비즈니스 구조를 가진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가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파상공세로 격변기를 맞았다.

중국에서 생산된 패션 제품이 알리와 테무, 쉬인 등 중국 e커머스 업체에도 납품되면서 '패션 산지 직송 판매'가 활발해지는데 따른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는 거대한 중국 e커머스 업체와 국내 패션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직구 '쑥쑥', 패션이 '최다'…"국내 플랫폼에 부정적 영향"

'3고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e커머스 업체 이용자는 점차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리, 테무 등 중국 e커머스 업체의 침략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e커머스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직구 플랫폼의 성장으로 국내 e커머스 성장세가 20% 정도 낮춰질 수 있다"며 "네이버, 쿠팡, 알리에서 동일하게 팔고 있는 상품 대다수가 국내 플랫폼에서 가격이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국내 오픈마켓에서 팔리는 상품 상당수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중국 직구 플랫폼 인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트래픽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국내 e커머스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해외 직구 비중 중 패션 증가액이 최다를 기록하면서 중국 e커머스 업체발 패션계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 중에서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 구매액은 91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3% 증가했다.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 전체에서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의 비중은 2022년 4분기 40.85%에서 46.77%로 거의 6%p 가까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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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차별화·외연성장 주력"…패션 플랫폼들, 대응 분주

패션 플랫폼 업계는 국내 패션 e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콘텐츠 차별화, 외연 성장 등에 주력하며 알리와 테무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내 패션 e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4.02%에서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3.53%로 주춤했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다양한 비즈니스 구조를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력을 갖추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중인 오프라인(무신사 스탠다드, 자체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e커머스 성장 한계 보완에 나섰다. 타깃층도 확대해 외연 성장에 힘을 주고 있다.

지그재그는 콘텐츠와 A/S 고급화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지금까지 쌓은 개인화 추천 기술이나 검색 기술, CS나 배송 퀄리티는 중국 커머스가 당장 따라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초저가'가 아닌 소비자를 고려한 콘텐츠를 강화해 어필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 역시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고도화된 추천 알고리즘과 고객 데이터, 셀러 네트워크 풀필먼트 노하우, 고객 응대 경험 등 스타일 커머스 전반에서 갖춘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을 잘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중국 플랫폼의 경우 시장 초기 진입을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큰 적자를 감수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해외 직구 기반이다 보니 취급 영역이 제한적이며 가품 논란에 따른 소비자의 부정적인 구매 경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자연스레 신규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