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밀려 쪼그라든 와인 시장…과거 영광 되찾을까
와인 수입량 3년 사이 26% 감소, 위스키는 95% 증가
주류 트렌드 변화, 와인 소비량 올 하반기 회복 가능성도
- 이호승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와인이 위스키, 하이볼 등 인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와인 수입량과 소비량이 동반 하락하면서 인기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주류 시장은 약 10~15년 주기로 인기 주종이 변화하는 트렌드를 보여온 만큼 와인업계는 2000년대 중반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와인 붐' 시대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2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575톤에서 2023년 5만6542톤으로 26.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량은 1만5661톤에서 3만586톤으로 95.3% 급증했다.
2000년대 와인이 인기를 끌기 전에는 수입 맥주가 수입 주류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었다. 수입 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와인이 부상했고, 최근에는 위스키가 수입 주류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와인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을 거치면서 취할 때까지 마시기보다는 즐기는 음주 문화가 자리 잡은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와인은 코르크 마개를 개봉하면 1병을 끝까지 마셔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반면 위스키는 개봉 후에도 여러 차례 나눠 마실 수 있어 와인에 비해 음주량을 조절하거나 즐기기가 수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홈술', '혼술' 문화가 확산했고, 하이볼 등 위스키 소비 패턴이 다양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와인 소비량이 줄고 위스키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대형마트의 와인·위스키 매출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A 대형마트의 지난해 와인 매출은 전년보다 9% 감소했지만, 위스키 매출은 같은 기간 15% 상승했다. B 대형마트의 경우 같은 기간 와인 매출이 15.3% 증가했고 위스키 매출은 115.8% 상승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백화점 등의 프로모션 등으로 와인 소비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와인 소비는 올해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부터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조정, 프로모션 강화 등 소비 촉진을 위해 업계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와인을 찾는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시적으로도 금리 인하 등으로 경기 상황이 나아지고 가구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면 와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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