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넉달여만에 유통가 인사 마무리…키워드 '성과주의'

신세계 신상필벌 필두 현대百·롯데도 변화…CJ '핀셋 쇄신'
CJ, 초유의 2월 인사…후속인사 서둘러 사업 본격화 전망

서울 중구 CJ주식회사 본사 전경.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지난해 9월 신세계(004170)의 '신상필벌' 인사를 필두로 2월 CJ(001040)까지 장장 넉달여에 걸친 유통업계 인사가 마무리됐다.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069960)은 변화에 보다 무게가 실렸고, 롯데와 CJ는 안정에 초점을 둔 쇄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11~12월 임원 인사를 해왔던 CJ그룹이 해를 넘긴 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초유의 2월 인사가 실시됐다.

장고 끝 이재현 CJ 회장 선택은 안정 속 '핀셋 쇄신'이었다. 강신호 CJ대한통운(000120) 대표가 4년 만에 CJ제일제당(097950) 새 대표로 내정되며 '공채 출신 첫 부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강 대표는 2021년 정기인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로 부임한 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CJ대한통운에선 신영수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다. 그는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e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지난해 실적에 따라 계열사별로 인사 칼바람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대부분의 대표가 유임됐다. 임원 승진자는 19명으로 2020년(19명) 이후 가장 적고 외부 인사 영입도 없었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신임 대표(CJ제공)

이에 앞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칼을 빼 들었다.

첫 9월 인사를 한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139480)를 비롯 대표 40%를 대거 물갈이했다. 지난 2년여간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가 없던 현대백화점그룹도 홈쇼핑, 백화점 등 주요 3사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계열사 세대교체를 가속화해 60대 계열사 대표 8명 퇴진을 비롯해 대표 14명을 교체했다. 오너가 3세 신유열 상무는 전무로 승진,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으로 전면배치됐다.

역대급 물갈이가 단행된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과 비교해선 인사 폭이 작았다. 유통군 핵심 3인방은 유임됐고 롯데온, 세븐일레븐 대표가 교체됐다.

롯데는 임원 인사를 마친 뒤 계열사 팀장 및 그룹장, 직원 인사를 1월까지 마무리한 뒤 이달부터 본격 사업에 나섰다.

예년보다 늦은 임원 인사를 마친 CJ도 후속 인사를 최대한 서둘러 올해 사업 본격화에 나설 전망이다.

CJ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환경 속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 이후 최소폭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