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장고 끝에 '쇄신' 보다 '안정' 선택…"온리원 정신 재건 힘쓴다"

'신상필벌' 기조로 대규모 인사 예상됐지만 소규모로 단행
지난해 실적 저조했지만 일부 반등…'중기 비전 실현' 초점

이재현 CJ그룹 회장. 2017.12.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이 해를 넘긴 장고 끝에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쇄신보다 안정을 택했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침체가 이어지고 이미 1분기가 절반 이상 지난 시점에서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신뢰의 시그널을 보내며 '온리원(ONLY ONE)' 재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인사란 평가다.

16일 발표된 CJ그룹 정기 임원 인사는 검증된 임원을 필요한 자리에 임명하며 교체를 최대한 줄이고 주요 계열사 대표를 대부분 유임했다. 승진자 역시 실적이 나온 임원에 한해 최소 한도로 이뤄졌다.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는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CJ제일제당(097950)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신 대표는 택배 사업을 맡아 CJ대한통운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택배노조 및 택배기사들과의 분쟁 해소에 앞장섰다. 이달 초에는 한국통합물류협회 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호실적을 기록한 정성필 CJ프레시웨이(051500) 대표와 이선정 CJ올리브영(340460) 대표와 해외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는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이 회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허민회 CJCGV(079160) 대표와 구창근 CJENM(035760)대표는 유임됐다.

이례적으로 해를 넘겨 이뤄진 이번 인사에서 이 회장은 인사 발표 전날까지 최종안을 바꾸는 등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허 대표는 CJ지주 경영총괄 대표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CGV 대표로 이동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인사를 하루 앞두고 전면 백지화됐다. 최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신상필벌' 기조의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가 4분기 실적 반등을 이뤄냈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CJ가 강조한 중기비전을 실현하려면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장은 호실적을 기록한 CJ올리브영과 CJ대한통운을 방문해 격려하고 2024년 지속 성과 창출 의지를 부각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