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점포 수 늘리기 경쟁 '치열'…"위약금 내줄테니 브랜드 바꿔라"

계약 기간 중인 가맹점주에 매매·브랜드 전환 유도
거리 제한으로 신규 출점 제약…포화 상태서 외형 확장 시도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편의점 업계의 점포 수 늘리기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각사는 가맹점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타사 가맹점주에 자사 브랜드 전환을 요청하는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취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는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은 타사 브랜드 가맹점주에 GS25로의 브랜드 전환 및 매각을 요청하고 있다.

편의점을 팔 경우 권리금을 주고 브랜드 전환 시 위약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방식으로 점포 수 늘리기에 나선 것이다.

최근엔 지방을 중심으로 이같은 사례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후발주자뿐 아니라 업계 편의점 업계 톱2 CU도 동일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통상 위치가 좋거나 매출 성적이 우수한 가맹점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자사 브랜드로 전환하라는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인기 있는 스포츠 스타가 소속팀과의 계약이 끝난 후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은 가맹점을 '영입'하기 위해선 권리금 혹은 위약금 등 추가적인 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

이러한 부담을 감당하면서까지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은 타사 편의점을 자사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은 현재 편의점 시장의 '포화 상태'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편의점 4사의 전국 점포 수는 5만2000여개에 달한다.

편의점은 담배 소매인 지정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내 신규 출점할 수 없다. 특히 서울 등 도시는 거리 제한이 50m인데 반해 지방의 거리 제한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보통 100m로 도시보다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지방에서 신규 출점에 더 큰 제약이 따르다보니 좋은 위치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검증된 가맹점을 자사로 편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외형 확장에 따른 브랜드력 강화 역시 치열한 경쟁의 한 요소로 꼽힌다. 1위는 1위로서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2위는 1위를 따라잡기 위해, 후발주자는 후발주자로서 저마다의 이유를 갖고 점포 수 늘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CU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7762개로 2022년 1만6787개에서 975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25 역시 1만6648개에서 1만7390개로 942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지역 영업·개발 직원들이 위약금이나 권리금을 더 들여도 언젠가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점포들을 대상으로 권유를 한다"며 "주변에 다른 편의점이 들어올 수 없는 자리에 있는 등 해당 점포의 가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