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탈중국 러시에도"…中과 떨어질 수 없는 식품업계
오리온 매출 전망 국내보다 큰 중국…삼양식품·농심 등도 中 비중 상당
건기식·치킨·소주도 '중국몽'…"K-컬처 영향·인구 많은 시장 포기 어려워"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길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나라 수출은 점차 미국·유럽에 더 기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에도 식품업계는 좀처럼 중국과 맞잡은 손을 놓기 어려워 보인다.
5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미국·유럽연합(EU) 수출은 증가한 반면,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가 줄었다.
주요 기업들의 중국 현지 생산공장도 축소 중이다. 삼성전자(005930)는 톈진, 후이저우의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고, 2020년에는 쑤저우 디스플레이 공장을 매각했다. LG전자(066570)도 톈진, 쿤산, 선양 사업장을 철수했고, 현대자동차(005380) 역시 베이징 1공장 2021년 매각했다.
이같은 제조업의 '중국 엑소더스'와 달리 식품업계의 대중국 수출은 오히려 증가세다. KATI 농식품수출정보 '2023 중국 국가조사 보고서' 따르면 농식품 수출은 연평균 1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DS투자증권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오리온 중국 지역 매출은 1조2107억원이 전망된다. 본토인 국내 실적(9391억원) 전망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중국 매출은 2455억원이 전망돼, 전년 동기 대비 90.4% 신장이 예상된다. 매출 비중도 해외 매출 중에선 가장 크다.
농심 해외 매출 비중은 북미 지역이 가장 높지만, 중국 매출은 북미 지역 다음으로 높다. 풀무원은 역시 중국 매출은 미국·일본에 뒤를 잇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을 회복해, 올해는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지 생산 시설도 여전하다. CJ제일제당, 오리온, 대상, 풀무원, 농심 등은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선양, 랴오청 등 중국 각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건강기능식품과 프랜차이즈의 중국몽도 크다. KT&G 건강기능식품(KGC인삼공사) 부문 지난해 3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23.8%가 올랐다. KGC 인삼공사는 지난해 8월 베이징에 '정관장 in88점' 매장을 새로 열며 현지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항저우 매장은 개점 한 달여 만에 2억1000만원대 매출을 올려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의 세계화' 선언 후 중국 시장에서는 쩐루(진로의 중국 발음)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소주는 글로벌 시장에 1억140만9924달러가 수출됐는데, 이중 중국에 145만5949달러 수출해, 일본, 미국에 이어 소주 수출 3위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계와 달리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K-컬처의 영향도 중국 시장에서 크게 작용하는 점도 큰 요소"라며 "중국의 많은 인구는 식품 업계에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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