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놀러왔다 자동차 산다"…비교하는 재미도 '쏠쏠'

스타필드, 약 20개 차 브랜드 입점…"하남은 전시회 방불"
가족들이 한번에 보고 비교하며 구입…고객 모집에 '효자'

사진은 1일 경기도 하남의 한 전기차 전시장. 2022.8.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 쇼핑을 싫어하던 40대 직장인 남성 유한철씨(가명)는 이제 자신이 먼저 쇼핑몰에 가자고 말한다. 하남 스타필드에 있는 자동차 전시장에 방문하기 위해서다. 차에 관심이 없던 아내와 아이들도 함께 둘러보고 시승하는 재미를 느끼게 돼 올해엔 차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복합쇼핑몰이 자동차 전시장을 통해 '어른들의 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정식 개장하는 수원 스타필드에 3~4개의 자동차 브랜드 전시장이 입점한다. 해당 브랜드들이 모두 입점할 경우 스타필드에만 총 20개 가량의 자동차 전시장이 들어선다. 스타필드 시티까지 합치면 자동차 브랜드 입점 전시장은 더 늘어난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자동차는 스타필드에서 '앵커 매장(스토어)'이다. 신규 쇼핑몰의 자동차 전시장 입점은 당연하다"며 자동차 전시장이 고객 유치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합쇼핑몰의 자동차 전시는 2014년 10월 롯데월드몰에 도요타 브랜드 렉서스의 복합 문화 공간 '커넥트투'가 생긴 게 시초다. 커넥트투는 카페인 동시에 렉서스를 전시하고 있다. 예약을 하면 시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단순히 체험에 그치지 않고 구매까지 가능해지며 영역의 확장이 이뤄진 건 2016년 하남 스타필드에 BMW와 현대모터스 매장이 문을 연 다음부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2017년 3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국내 1호 매장을 하남 스타필드에 열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모델X를 주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쇼핑몰에서 럭셔리카를 살 수 있다'는 이미지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2016년 오픈 당시 스타필드 하남엔 BMW, 미니, 현대모터스, 제네시스 스튜디오 등 4개 브랜드, 2개 업체의 매장이 생긴 뒤 1년에 1개가량 계속 추가됐다. 약 7년 여 만인 지금은 10개의 차 브랜드 매장이 자리잡게 됐다.

사실상 자동차 전시회에 가까운 셈으로 스타필드 하남의 넓은 부지를 활용한 시승 행사, 초대형 미디어월 설치 등 다양한 즐길거리, 볼거리를 제공하며 고객을 더욱 끌어모으고 있다.

이렇듯 자동차 전시장의 복합쇼핑몰 입점이 일반화되면서 하남에 이어 생긴 스타필드 안성, 고양에 BMW, 아우디, 볼보, 현대자동차 매장이 들어섰다.

다른 브랜드의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백화점에도 드물지만 차 매장이 들어왔다. 아이파크몰 용산점에 BMW 매장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에 메르세데스 벤츠 매장이 들어선 게 대표적이다.

2021년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초고가 브랜드인 벤틀리 매장이 입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차 브랜드 매장을 일일이 예약해 따로 봐야했다면 쇼핑몰에선 가족들이 같이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며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자동차를 구입하러 온 게 아니더라도 취미 삼아 쇼핑하고 즐기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양분된 유통 시장에서 오프라인 쇼핑몰의 최대 이슈는 '고객을 어떻게 집밖에 나오게 하느냐' '왔다면 체류 시간을 어떻게 늘리는가'일 것"이라며 "자동차 전시장이 고객을 모으고 오래 머물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