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거듭하는 이재현 회장…해 넘긴 CJ 인사, '신상필벌' 단행될까
이재현 5년만에 현장 경영, '효자' 올리브영 찾아 눈길
손경식 "책임지는 문화"…4세 이경후·이선호 역할도 주목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CJ(001040)그룹 정기 임원 인사가 해를 넘겨서도 감감무소식이다. CJ그룹이 스스로 "사상 초유의 위기"(손경식 회장)라면서 '책임지는 문화'를 강조한 만큼 성과에 따른 인사 칼바람이 불지 눈길이 모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인사는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전망이다. CJ 관계자는 "(인사 시기는) 이달 말에서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연말 전에는 발표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고심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인사 지연 배경은 지난해의 실적 부진이다. CJ는 CJ제일제당(097950), CJ ENM(035760) 등 핵심 계열사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익이 전년동기 대비 약 20% 빠졌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에 신년사에서 "그룹이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조직문화 근본 혁신을 위해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을 때는 파격적 보상을 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책임을 지는 문화를 키워야 한다"고 '신상필벌'을 예고했다.
이 회장도 앞서 연말 전략회의에서 성장 정체 상황에 '책임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CJ그룹이 3년 만에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신호 CJ대한통운(000120) 대표이사와 허민회 CJ CGV(079160) 대표이사, 정성필 CJ프레시웨이(051500) 대표이사, 김찬호 CJ푸드빌(048180) 대표이사 등이 3월 임기 만료를 앞뒀다.
이 중 '미운 오리 새끼'였던 CJ CGV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7% 늘어난 1조2029억원, 영업익은 흑자전환한 322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은 영업익은 개선됐으나 매출은 소폭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 ENM은 실적 악화로 최은석 대표, 구창근 대표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최 대표 임기는 내후년 3월, 구 대표는 내년 3월까지다.
이선정 CJ올리브영(340460) 대표는 '공정위 과징금 리스크'가 해소되며 임기 연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 회장은 새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10일 올리브영 본사를 찾아 "배워야 할 모범"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회장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승진 및 역할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이번 인사를 통해서는 손 회장이 주문한 그룹 퀀텀점프 플랜 '2426 중기계획'의 방향성도 나올 전망이다. CJ그룹이 2022년 인사 발표 뒤 수립하려 했던 2023~2025년 중기전략은 흐지부지된 바 있다.
CJ 관계자는 "2325 전략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지난해가 생존을 위한 한 해가 되고 실적이 악화되면서 중기 비전을 세울 여력이 없었다"며 "올해가 새로운 구상이 나와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실적 측면에서 다소 예상하지 못한 고전을 겪은 만큼 올해는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로 잡고 중기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행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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