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신년사 키워드…"위기 대응·수익성 강화·사업 혁신"

롯데 "위기 속 기회 만들자"·신세계 "수익성 중심 결정"
현대百그룹 "새 성장"·GS리테일 "사업혁신"·CJ '온리원' 재건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청룡의 해' 갑진년을 맞아 주요 유통기업은 핵심 역량으로 위기 대응과 수익성 강화, 혁신을 강조했다.

유통기업들은 2024년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 도전적인 경영 환경을 마주해 미래 대비와 새로운 성장 기회 모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동빈 롯데지주(004990)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세계 경제는 초불확실성 시대에 돌입했다"며 "롯데그룹이 과거 성공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우리가 가진 역량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미래 사업 역량을 가려내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사업구조의 과감한 개편과 함께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서둘러달라고 주문했다.

또 "위기 돌파를 위해선 조직문화가 혁신을 지원하고 새 시도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실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아이디어를 빠르게 전략화하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세계 제공)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은 사소한 격차가 본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신년사 키워드로 '단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를 제시했다. 자사 이기주의와 불필요한 업무 중복 등을 없애고 기존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를 실행하는 단계에선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경쟁사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까지 시야에 넣고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의사 결정에서 잠재적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점을 따져보는 치열함도 당부했다.

수익성 강화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2024년엔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를 점검하고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은 "올해는 지주회사 체제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사업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 확립을 최우선 목표로 하자"고 밝혔다.

성장 메커니즘은 새 성장기회 창출과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한 혁신이 지속되는 체계라고 했다. 그는 "계열사별로 처한 사업 환경과 역량, 자원에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성장 지속을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비즈니스 변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비전 2030도 고정된 계획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을 지속 수정,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계획을 재설계해나가다 보면 새 성장기회에 대한 '유레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GS리테일 제공)

허연수 GS리테일(007070) 부회장은 △고객 중심 사업 구조 혁신 △차별화된 히트 상품 개발 △디지털전환(DX) 기반 성과 창출 △GS 웨이 조직문화 실천을 골자로 하는 경영전략을 밝혔다.

허 부회장은 "2023년은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부진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어려움 앞에서 위축되기보다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CJ 제공)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은 "넷플릭스, 쿠팡 등 새 혁신적 경쟁자가 등장해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후발주자들이 우리를 빠르게 추격하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그룹 핵심가치 '온리원' 정신 재건에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그룹 밸류업을 위해 수익성 극대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며 초격차 역량을 확보한 사업은 글로벌 성장을 적극 도모할 것"이라며 "2426 중기계획인 그룹의 퀀텀점프 플랜도 새롭게 도전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조직문화에 관해선 "책임감과 실행의지로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을 때에는 파격적 보상을 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책임지는 문화를 키워나가야 한다"며 '책임지는 문화 확산'을 강조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