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위' 신세계 승리…"2조 이상 2개 보유 유일"은 롯데

신세계 강남 첫 '3조 클럽'·롯데 본점 첫 2조 돌파 예상
VIP·MZ·외국인 잡은 신세계…롯데, MZ공략·고급화로 맹추격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신세계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국내 백화점 사상 최초 '매출 3조원' 타이틀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차지하면서 올해 백화점 1위 쟁탈전은 신세계(004170)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빠르게 매출 차이를 좁혀 가던 롯데쇼핑(023530) 운영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내년 '3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올 연말 소공동 본점이 처음 매출 2조원 돌파가 예상되며 '연매출 2조원 백화점 2곳을 보유한 국내 최초 백화점' 타이틀을 달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중 처음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2000년 개점 뒤 10년 만에 당시 최단기간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2019년 국내 최초 '2조 클럽'에 입성한 뒤 4년 만에 또 새 기록을 쓴 것이다.

3조원 달성 배경엔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 부촌이 인근에 있어 대중 고객과 고소득 고객이 모두 많은 입지적 이점에 탄탄한 우수고객층(VIP)과 MZ세대 및 외국인 고객 발길을 끈 점이 주효했다.

올해 강남점 구매고객 중 VIP는 절반(49.9%) 수준으로 신세계 다른 매장 평균(35.5%)보다 크게 높았다. 강남점은 국내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 보유에 이른바 '에루샤'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대거 갖췄다.

강남점 올해 신규고객 매출 절반은 2030세대에서 나왔다. 30대 이하가 40%, 20대가 10%를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리뉴얼을 통해 MZ가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며 고객층 확장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2030세대 젊은 개인 관광객 중심으로 재편된 여행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져 올해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587% 폭증했다.

신세계는 내년엔 15년 만에 식품관도 리뉴얼해 국내 최대인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본점(롯데쇼핑 제공)

지난해 연 매출이 2조6000억원 정도였던 롯데 잠실점은 올해 3조원 돌파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롯데 본점은 올해 2조원 매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1979년 개장한 본점은 지난해 1조9343억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는 올 연말 '2조 이상 점포를 2곳 보유한 국내 유일 백화점'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이라며 "내년 잠실점 3조 매출 돌파와 함께 명실공히 국내 '쇼핑 1번지'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본점은 2021년 남성해외패션 전문관 개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성, 식품, 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해 '고급화'에 힘썼다. 올해는 서울시와 한 '명동 페스티벌'을 비롯 마뗑킴, 앤더슨벨 등 K패션 유치로 외국인관광객 매출이 전년대비 4배가량 뛰었다.

통합 영업면적이 16만5000㎡(약 5만평)으로 넓은 공간이 강점인 잠실점은 지난해부터 백화점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 롯데월드몰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국내 최초 플래그십 매장들과 식음 매장 입점, 아트리움 광장의 체험형 초대형 팝업 등으로 MZ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에비뉴엘 잠실점은 3대 럭셔리 브랜드 '에루샤'와 롤렉스 매장이 나란히 1층에 있다. 올해 에비뉴엘 잠실점은 단일 명품관 기준 국내 최초로 매출 1조원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롯데는 밝혔다.

한편 신세계 강남과 롯데 잠실 간 매출 차이는 2021년 7000억원 정도에서 지난해 2400억원까지 줄었다. 매출 증가율은 롯데 잠실이 21%로 신세계 강남(13.9%)보다 높아 롯데의 추격 속도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