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대신 싼커, 다국적 공략…면세 마케팅 전략 바뀐다

3분기 외국인 개별여행객 85%…단체여행 10% 아래
신세계-캐세이·롯데-대만 이지카드·신라-라인페이 대만 '맞손'

한 외국인 관광객이 휴대폰으로 눈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3.12.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면세점 업계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한국 관광이 8월 재개된 뒤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중국 쏠림'에서 탈피하기 위해 개별 및 다국적 관광객 대상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2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2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5% 줄었다. 6년여만의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도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예전엔 '큰손' 유커가 매출 일등공신 역할을 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중국인 개별관광객 '싼커'가 늘었고, 다른 외국인 관광객 중에도 쇼핑보다 체험·경험 위주로 동선을 짜는 개별관광객이 증가 추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서 내한 외국인 중 개별여행객 비중은 2019년 77.1%에서 올 3분기 85%로 늘었고, 단체여행은 같은기간 15.1%에서 9.2%로 줄었다.

이에 신세계(004170)면세점은 19일 국내 면세업체 중 처음 글로벌 외항사 캐세이퍼시픽과 협약을 맺고 외국인 개별관광객 선점에 나섰다.

캐세이그룹은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쇼핑·다이닝·웰니스 계열사 통합 마일리지 '아시아 마일즈'를 운영하는데, 이번 협약으로 내년 2월부터 캐세이 회원은 아시아 마일즈 온라인몰에서 신세계면세점 선불카드를 사서 면세쇼핑을 할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품 구매 시 아시아 마일즈 적립도 된다.

캐세이 회원 1600만명 중 1000만명 이상이 중국·홍콩 등 아시아지역 고객이다.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언제까지 중국만 바라보는 마케팅을 해야 하느냐는 근본 의문이 있었다"며 "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나, 중국 일변도 시장을 탈피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게 면세점의 전략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협약을 통해 연간 1600만달러(약 209억원) 이상 매출 발생 효과를 기대한다. 내년 면세점 이용 개별관광객 수는 올해보다 30% 늘린다는 목표다. 필요한 경우 IMC팀 내 개별관광객(FIT) 담당 인력도 충원할 방침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개별관광객을 잡기 위해 10월 대만 교통카드 점유율 1위 '이지카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연말연시엔 '해피 홀리데이' 테마 아래 내년 1월1일까지 내외국인 대상 LDF페이 최대 124만원 증정행사를 펼친다.

10월 문을 연 국내 첫 면세점 쇼룸 LDF하우스에선 NCT드림, 준호에 이어 외국인에게도 인기인 '잔망루피' 팝업을 내년 1월말까지 연다.

호텔신라(008770) 신라면세점은 11월 기준 이용자 수가 1100만명을 돌파한 대만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 마케팅 협약을 맺었다. 이밖에 일본 등 국적별로 항공사, 카드사 등 다양한 제휴사와의 프로모션도 시행 중이다.

외국인 FIT 고객 대상 점별 구매금액별 선불카드 증정 프로모션, 서울점 택시비 증정 프로모션, 티머니 카드 증정 프로모션, 한복 체험권 증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면세점은 외국인 자유 여행객 대상으로 인천공항점을 포함한 전 오프라인 매장에서 31일까지 선불카드 지급 행사를 진행한다. 면세품 구매 시 선불카드를 제시하면 최대 16% 할인해준다.

동대문점에선 뷰티 브랜드 라메르와 협업해 31일까지 일대일 스킨케어 서비스를 해준다. 인천공항점은 26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24달러 이상 구매고객에게 500개의 마티나라운지 40% 할인권과 손부채를 증정한다.

smith@news1.kr